[런다운]“사인무시한죄”…임재철대포치고벌금!

입력 2009-08-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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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철아, 10만원 가져와라.”

2일 잠실구장 덕아웃.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바라보던 김경문 감독이 갑자기 임재철을 향해 한마디 건넸다.

임재철은 전날 SK 선발 전병두를 상대로 결승 3점포를 터트렸지만 사실 덕아웃에서 나온 사인을 잘못 해석해 초구부터 기습번트 모션을 취했고, 2구째 투스트라이크를 기록했다. 10만원은 이에 대한 일종의 벌금이었다.

김 감독은 “초구에는 히팅 사인이었고 2구째 번트였는데 갑자기 (번트)모션을 취해서 놀랐다”며 전날을 떠올렸다. 임재철이 끈질기게 싸운 끝에 11구째 홈런이 나왔지만 자칫 득점 찬스를 날릴 수도 있었던 상황. 임재철 역시 “덕아웃에 있는 코치님과 감독님 얼굴을 슬쩍 봤는데 ‘여기서 못 치면 죽겠구나’ 싶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홈런을 포함해 이날 3타수 2안타(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수훈선수가 된 임재철. 사인 미스 때문에 10만원을 고스란히 헌납하게 됐지만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감독님이 오늘도 안타 치면 10만원 돌려주신댔어요.” 10만원을 돌려받기(?) 위함이었을까? 훈련 내내 그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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