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의 김태희’ 김하나 3관왕 질주

입력 2009-10-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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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女육상일반부 400m 계주…경북대표 43초33 23년만에 한국신
20년 넘게 제자리걸음하던 한국여자육상 단거리가 활력을 찾았다. 정순옥(26)과 김태경(26), 김하나(24), 김초롱(21·안동시청)이 이어달린 경북대표는 22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90회 전국체육대회 여자육상 일반부 400m계주에서 45초33(1위)으로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다. 종전기록은 1986서울아시안게임에서 박미선, 이영숙, 윤미경, 안신영이 합작한 45초59.

○작전의 승리, 멀리뛰기 출신이 곡선주로에 강하다

계주는 주력 이외에도 바통터치와 순번결정이 중요하다. 안동시청은 당초 김초롱-김태경-김하나-정순옥의 순으로 뛰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김초롱과 정순옥의 순번을 바꿨다. 안동시청 오성택 감독의 작전 승리.

오 감독은 “아직 정확한 상관관계를 조사해보지는 않지만, 보통 멀리뛰기 선수들이 곡선주로에 강하다”고 했다. 400m계주를 4개의 구간으로 나눠보면 첫 번째와 세 번째 100m구간은 곡선주로, 두 번째와 네 번째 100m구간은 직선주로다. 오 감독은 여자멀리뛰기 한국기록(6m76) 보유자인 정순옥에게 스타트를 맡겼다. 3번째 곡선주로를 뛴 김하나 역시 고등학교 때까지는 주종목이 멀리뛰기였다.

곡선주로에서는 원심력과의 싸움이 기록단축의 관건이다. 김하나는 “멀리뛰기 선수들은 리듬감이 좋아 곡선주로에서 강한 것 같다”고 했다. 정순옥도 “멀리뛰기 선수들은 구름판을 박차 오르는 훈련 덕분에 버티는 힘이 강해 원심력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하나, 여자단거리 석권에 도전한다

‘한국여자단거리의 샛별’ 김하나는 21일 여자일반부 200m결승에서도 23초69(1위)로 1986서울아시안게임에서 박미선이 세운 한국기록(23초80)을 경신한데 이어 이틀 연속 20년 묵은 한국여자단거리의 숙원을 풀었다.

김하나가 1994년 이영숙이 세운 100m한국기록(11초49)마저 경신한다면 여자단거리의 모든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된다. 남자육상 100·200·400m계주에서 모두 세계기록을 갖고 있는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처럼 계주도 3번 주자.

20일 열린 여자일반100m에서도 11초59(1위)로 1위를 차지한 김하나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스피드를 보완해 내년 상반기에는 100m에서도 한국기록을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22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장대높이뛰기 여자일반부에서는 최윤희(23·원광대)가 4m10을 넘어 3m80에 그친 임은지(20·연제구청)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임은지가 보유한 기록(4m35) 경신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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