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들 ‘30만원의 생존경쟁’을 아세요?

입력 2009-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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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하위권 뜨거운 ‘시드 경쟁’KLPGA 50위 까지만 내년 풀시드…시드선발전 피하려 상금경쟁 치열
시즌 막바지로 접어든 KLPGA 투어에서 부문별 타이틀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유소연(19·하이마트)과 서희경(23·하이트)이 펼치는 상금과 다승왕 경쟁과 안신애(19·푸마골프)와 양수진(18·넵스)의 신인왕 경쟁이 뜨겁다.

팬들의 관심 밖에 있지만 순위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곳이 또 있다. 내년도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한 중하위권 선수들의 시드 경쟁이다.

지난 주 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했던 류현우(28·테일러메이드)는 올 시즌 단돈 3만원 차로 출전권을 따냈다. 엄청난 행운이다.

만약 류현우가 출전권을 받지 못하고 시드선발전에 나갔더라면 우승은 커녕 출전권을 확보하는 일도 장담할 수 없었다.

수억 원의 상금을 따내는 상위권 선수들에 몇 만원은 적은 금액이다. 그러나 하위권으로 내려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불과 몇 만원에 운명이 바뀐다.

22일 현재 KLPGA 투어 상금랭킹 50위와 51위는 30만원 차이다. 50위 이창희가 예선에 떨어지고, 51위 김은정이 예선을 통과하면 뒤바뀔 수 있는 간발의 차이다. 50위권 이하로 내려가면 순위별 상금 차는 더욱 줄어든다.

매 대회가 살얼음판일 수밖에 없다. KLPGA 투어에서 내년도 풀시드를 받기 위해선 50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51위부터는 시드선발전을 치러야 하고, 거기서 40위 이내에 들어야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순위가 높을수록 대회 출전 기회가 많아진다.

22일부터 인천 영종도에서 펼쳐진 KLPGA 투어 KB 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 파이널은 올 시즌 남은 3개 대회 중 가장 많은 108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나머지 2개 대회는 60명으로 출전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하위권 선수들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대회나 다름없다.

당연히 시드 확보를 위해 보이지 않는 경쟁이 뜨겁다. 이번 대회에서 많은 상금을 따내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내년도 시드선발전을 준비해야 한다. 시드선발전에는 200명이 넘는 선수가 출전한다. 그러다 보니 정규대회 못지않은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진다. 최소 40위 이내에 들어야 출전권을 받을 수 있으니 경쟁률로 따지면 5대1에 해당하는 높은 벽이다.

해마다 수억 원의 상금을 벌어 화려해 보이는 프로골프의 세계에도 이처럼 단돈 몇 만원에 운명이 좌우되는 생존경쟁이 펼쳐진다.

영종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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