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뺏길라’ 한대화감독 안절부절

입력 2009-10-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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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대화. 스포츠동아DB

“김태균 영입할거야”김응룡사장 엄포…훈련위해 오늘 日 출국인데 싱숭생숭
“김태균은 우리가 영입할 거야. 그런 줄 알아!”

한화 한대화(49·사진) 신임 감독의 귓전에는 아직도 삼성 김응룡(68) 사장의 말이 환청처럼 맴돌고 있다. ‘코끼리’ 사장의 엄포가 단순히 넘길 사안이 아니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올 시즌까지 삼성 수석코치였다가 한화 사령탑을 맡은 한 감독은 9월 말 경산볼파크에 들러 김 사장에게 인사를 했다. 축하의 말을 먼저 건네던 김 사장은 그러나 머리를 숙여 인사하고 나가는 제자의 등 뒤에 비수처럼 한마디를 날렸다. “우리 팀에 오른손 거포가 없어. 아무래도 김태균이 필요해. 우리가 영입할 테니까 그런 줄 알아!”

깜짝 놀란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는 한 감독에게 김 사장은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으며 껄껄 웃었다.

그로부터 한달이 지났다. 한 감독은 일본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을 하루 앞둔 28일 짐을 싸면서도 김 사장의 한마디가 귀에서 맴돌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농담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진담 같기도 하단 말이야.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계속 신경이 쓰이네.”

한 감독은 일단 한화 구단에 “FA 김태균 이범호 없이는 팀을 만들기 어렵다. 꼭 잡아달라”고 부탁한 상황. 구단에서도 “최선을 다해 놓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한 감독이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을 출발하는 29일은 공교롭게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선수를 공시하는 날이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FA 정국. 올해 4강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다시 공격적 투자로 선수를 영입할 태세다.

한 감독으로서는 몸은 일본에 있지만 수시로 한국 쪽으로 안테나를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행여 꿈속에라도 김 사장의 웃는 모습이 나타나지는 않을지….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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