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챔프전 관전포인트] 한국인 최초 ‘亞 올해의 선수상’ 나올까

입력 2009-1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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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출신 사령탑간 지략싸움도 볼만
포항이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대망의 결승전을 이틀 앞둔 5일 도쿄로 건너간 포항 선수단은 모든 훈련을 마치고 마지막 마인드 컨트롤에 들어섰다.


○인연 & 악연

얄궂은 인연이다. 어쩌면 악연일 수 있을 터. 알 이티하드는 ‘K리그 킬러’로 불리는 중동 전통의 강호. 포항이 챔스리그의 전신인 아시아클럽선수권을 2차례 우승(97, 98년)했지만 알 이티하드는 챔스리그로 대회가 확대 개편된 뒤 04,05년 2연패 했다. 그들이 정상에 도달한 과정이 K리그에겐 영 껄끄럽다. 2004년 전북(4강)을 꺾고, 결승에서 성남을 완파한 기억은 K리그의 치욕으로 남아 있다. 2005년 4강에선 부산을 제압했으니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

사령탑의 묘한 인연도 화제다. 알 이티하드는 아르헨티나 출신 가브리엘 칼데론 감독이 이끌고 있다. 파리아스 감독이 브라질 국적이란 점에서 ‘남미 대결’로도 압축된 셈. 뿐만 아니라 칼데론은 2005년 사우디대표팀을 이끌며 2006독일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에 2패를 안겼고, 조 본프레레 감독은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한 채 경질됐다. 칼데론은 “과거는 필요 없다. 오직 내일만 있을 뿐”이라고 했지만 “우린 알 이티하드팬들을 위한 축구가 아닌, 사우디 클럽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꼭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의 선수상은 누구?

이번 경기는 ‘아시아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 최근 AFC가 발표한 최종 후보군에 포항 주장 황재원(28)과 알 이티하드 미드필더 모하메드 누르(31)가 이름을 올렸다. 결과에 따라 여타 후보보다 유리한 것은 자명한 사실. 포항 센터백 황재원은 대회 조별리그 3경기와 토너먼트 대부분을 풀타임 출전했다. 더욱이 포항은 총 11경기에서 8실점을 허용, 0점대 방어율을 과시 중이다. 누르는 포인트에서 앞선다. 5차례 풀타임 출전하며 4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반된 포지션이란 점과 대회 전체에 대한 공헌도에서 볼 때 황재원이 앞선다. 누르는 나고야와 4강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 외에 딱히 위협적이지 못했다. 우승컵이 결국 황재원에게 또 다른 기쁨을 안겨줄 수 있다는 의미. 1994년 이 상이 제정된 이후 한국 선수는 단 한 번도 수상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도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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