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선발의 꿈 아직 남아 있다"

입력 2009-11-10 15:13:13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찬호가 1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피트니스 클럽 PARK 61에서 가진 귀국 기자회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아직도 한 경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선발에 매력을 느낀다."

'코리언특급'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내년 선발투수로 부활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밝혔다.

박찬호는 1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피트니스 클럽 PARK 61에서 가진 귀국 기자회견에서 "올해 줄곧 맡았던 중간 계투라는 보직에 능숙해졌다. 나름대로 매력있고 좋은 경험이었다. 그래도 아직 한 경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선발에 매력을 느낀다"며 선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올 시즌 45경기에 등판해 3승3패 평균 자책점 4.43을 기록했던 박찬호는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 시리즈 4경기에서 3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팀이 2승4패로 2년 연속 정상 등극에 실패했지만, 전성기 때의 구위를 보여줬다는 것은 선수 본인이나 팬들에게도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박찬호는 "시즌이 끝나고 구단이 나와 재계약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에이전트를 통해 전해 들었다. 계약을 서둘러야 할지, 기다려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개인적으로 조금은 여유가 있다. 월드시리즈까지 가서 등판 기회가 많았기에 필리스가 아니더라도 다른 팀에서 연락이 올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박찬호는 전제를 뒀다. 그는 "내년에도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내가 편안한 곳, 아는 사람들과 아는 장소도 많은 곳이라면 좋겠다. 기왕이면 선발로 재기할 수 있는 곳, 기왕이면 월드시리즈를 갈 수 있는 팀이라면 더 좋겠다. 뉴욕 양키스가 될 수도 있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찬호가 잔류를 택할 경우 5선발까지 잘 짜여진 필라델피아의 선발진 합류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 계속된 셋업맨 또는 마무리 전환이 불가피하다. 마무리를 하고 싶은 꿈을 묻는 질문에는 "그리 간절하지 않았지만, 시즌 중 기회가 올 수도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준비를 많이 했다. 특히 심리 전문가인 하비 도프먼 박사와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셋업맨도 마무리와 똑같다고 생각해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마무리 투수인 릿지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명맥을 든든하게 이어가고 있는 추신수(클리브랜드)와 자주 통화한다고 전했다.

"나는 어떻게 나는 어떻게 하면 아들 낳을 수 있는지 추신수에게 물었고 추신수는 내 공이 좋다고 얘기하는 식으로 종종 통화했다. 클리블랜드에서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투수 클리프 리가 있어 추신수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었다. 국내에서 만날 추신수를 예정이다."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한 한국시리즈를 시청했다고 말한 박찬호는 "김성근 SK 감독님의 열정을 보고 '역시'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면서 "SK에는 미안하지만 KIA가 우승하면서 국내 야구 발전에 또 다른 이바지를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국에서 활약했던 서재응과 최희섭이 KIA의 우승을 이끌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