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큰손은 세대교체중

입력 2009-11-11 13: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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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프로골퍼는 시즌이 끝나면 휴식기를 가진다.

적게 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씩 개점 휴업한다. 이 기간 동안 선수들은 내년을 대비해 동계훈련을 한다. 쉰다고 쉬는 게 아니다. 휴식기에 더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선수들도 있다. 바로 후원사와 계약이 종료돼 새로운 후원사를 물색해야 하는 골퍼들이다. 프로골퍼에게 후원사는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는 자존심이기도 하고,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하다.

올 겨울 골프시장에는 ‘대어’가 풍년이다.

최대어는 양용은(37)이다. 기존 후원사 테일러메이드, 르꼬끄골프와 올해로 계약이 종료된다.

의류를 후원해온 르꼬끄골프는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양용은의 의류를 책임진다. 기존에 비해 몸값이 5배 이상 뛰었다는 후문이다.

양용은이 아시아인 최초로 PGA 투어 메이저 챔피언이 되는 역사적인 기록을 달성하면서 몸값이 껑충 뛰었다. 그동안 메인 스폰서를 맡았던 테일러메이드는 용품 스폰서에 만족할 예정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몸값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게 그 이유다. 관심은 양용은이 어떤 기업의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쓸 것인가이다. 상당한 거액이 예상된다.

한국남자 골프의 간판 최경주(39)도 올해 나이키골프와 후원 계약이 끝난다. 나이키골프와 재계약에 성공하지 못하면 새로운 후원사를 찾아야 한다. 경기침체에 성적까지 곤두박질 친 상태여서 거액의 몸값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프로골퍼를 후원하는 기업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점을 엿볼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스타들의 모자에 삼성, 현대, CJ, KTF 등 대기업들의 로고가 새겨졌지만 최근엔 그렇지도 않다. 그 자리를 금융권이 꿰차고 있다.

국내 골프시장의 큰 손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지난해 신지애(21)와 5년간 75억원에 후원계약을 맺었다. 박세리(32) 이후 최대 금액이다.

키움증권도 골프선수 후원을 시작했다. KPGA 투어 2년 연속 상금왕을 확정지은 배상문(23)에게 올 초 2년간 8억원을 주는 조건으로 모자를 접수했다.

금융 라이벌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남여 스타들을 끌어안았다.

신한은행은 김경태(23)와 강성훈(22)을 영입한 데 이어 최경주(37)를 승선시키는 데 성공했고, 하나은행은 박희영(22), 김인경(21), 문현희(26)를 영입했다. 기업은행은 2006년부터 장정(29)을 후원하고 있다.

내년에는 BC 카드사가 골프선수 후원에 뛰어들 예정이다. 벌써부터 러브콜을 받고 고민에 빠진 선수들도 있다. 엄청난 금액을 쏟아 부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권의 골프마케팅은 대회 개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나, 신한, 외환, 국민 등 은행권은 물론, 대신, 우리투자, 메리츠 등 증권사들이 많아졌다. 이 역시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유난히 대어가 많은 올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금융권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벌써부터 몇몇 스타들과의 접촉설이 나돌고 있다.

누가 큰손으로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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