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제야, 다시 일어나라” 우린 그를 믿습니다

입력 2009-12-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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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명제 [스포츠동아DB]

두산 김명제 [스포츠동아DB]

두산 투수 김명제 교통사고…10시간 대수술
탄천1교서 차량과 함께 4m 추락
중추신경 눌러 후유증 가능성도
부활 의지 강했기에 아쉬움 커


두산 투수 김명제(22)가 28일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는 밤 11시30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서울삼성병원 방면으로 차를 몰고 가던 중 탄천1교에서 차량과 함께 4m 아래로 추락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29일 오후 2시부터 10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을 정도의 중상을 입었다. MRI검사 결과 경추 4, 6번이 골절되면서 5번이 중추신경을 누르고 있어 후유증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김명제의 갑작스러운 사고소식에 두산 관계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하던 그를 알기에 아쉬움이 컸다.

특히 그를 전담하고 있는 두산 조계현 투수코치는 “(김)명제와 오늘(29일) 오전 11시부터 덕수고에서 개별훈련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허탈해했다.

김명제는 2005년 1차 지명(계약금 6억원)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만년 유망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7월에는 어깨가 아팠고 올해는 허벅지 근육이 찢어져 2군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부터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시작했고 신인의 입장으로 돌아가 투구폼부터 고쳐나갔다. 마무리훈련이 끝난 후에도 웨이트트레이닝, 요가 등 쉬지 않고 몸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 늘 “말로 하기보다는 내년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겠다”며 이를 앙다물던 그였다.

김명제는 이달 중순 조용히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아직까지 마음속에 남아있는 불안감과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다. 일주일간 휴가를 마친 후 그는 조 코치에게 전화해 “코치님 다 털어내고 왔습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명제는 확실히 달라졌다. 24일 잠실구장에서의 훈련이 끝난 후에도 덕수고에서 개별훈련을 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도 게으른 게 흠이었던 그의 긍정적인 변화에 조 코치도 “나도 너와 함께 훈련하겠다”며 동행을 선언했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조 코치는 “이제 겨우 흥미를 붙이고 재미있게 야구를 하고 있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목소리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나왔다.

하지만 “건강한 애였으니까 털고 곧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야구를 좋아하는 그의 마음을, 마운드에 다시 서겠다는 굳은 의지를 믿기 때문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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