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스포츠동아DB
광화문 족집게가 전망한 ‘2010 스포츠 3대 빅 이벤트’
‘피겨퀸’ 김연아의 올림픽 제패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 재현, 그리고 아시안게임 야구·축구 첫 동반 우승의 낭보. 2010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2월 밴쿠버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 60억 세계인의 축제인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줄을 잇는다.
스포츠동아는 경인년 시작에 맞춰 온 국민을 감동 속으로 몰아넣을 2010년 3대 스포츠 이벤트를 전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광화문 족집게가 재미있게 풀어보는 ‘믿거나 말거나’ 행복예감이다.
쇼트트랙 건재 ‘골드 파티’ 기대하시라
■ 2010 밴쿠버 올림픽… 빙속 이규혁·이상화도 메달 예감
김·연·아.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을 기다리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 이름 석자를 간과할 수 없을 거야. 유럽 혹은 일본의 전유물이었던 ‘동계종목의 꽃’ 피겨스케이팅에서 우리가 세계 정상의 스타를 배출했으니 말이야. 처음엔 ‘요정’이라 불렀지만 이제는 ‘여왕’이란 수식어로도 모자랄 듯해.
광화문 족집게의 예상? 당연히 금메달. 왜? 김연아는, 김연아니까. 이제 아사다 마오(일본)를 김연아의 ‘라이벌’이라 부르다가는 주변에서 ‘왕따’ 당하기 십상이야.
하지만 김연아가 밴쿠버의 전부는 아냐. 한국 하면 쇼트트랙, 쇼트트랙 하면 한국. 알지? 동계올림픽에서 딴 메달 31개 중 29개가 쇼트트랙의 몫이었으니.
월드컵 3·4차 대회 성적이 안 좋아서 사기가 좀 꺾인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쇼트트랙의 힘은 건재해. 이번에도 금메달 4∼5개는 건지지 않을까 싶은 게 내 예감. 만리장성의 벽이야 뛰어넘으면 그만이니까.
자, 그리고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터줏대감 이규혁이 “올해가 최강 멤버”라고 자부하더라고. 일단 이규혁과 2006토리노대회 동메달리스트 이강석이 출전하는 남자 500m는 반드시 메달을 딸 거야.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요즘 이들의 상승세를 몰라서 하는 소리라니까. 쇼트트랙에서 전향한지 7개월 만에 1만m 아시아 최고 성적을 낸 이승훈, 최초로 여자부 단거리 메달에 도전하는 이상화의 이름도 기억해 두면 깜짝 놀랄 일이 생길 듯.
첫 올림픽 여정에 나서는 봅슬레이팀, 영화 ‘국가대표’로 주목받은 스키점프팀, 모굴 스키 여자부의 서정화 경기도 절대 놓치지 마!
‘메시’ 발 묶고 16강… 생각만 해도 ㅋㅋㅋ
■ 2010 남아공월드컵… 아르헨 깬 한국, B조 ‘불사신’으로
2002한일월드컵 때 한국의 1차전 상대 폴란드의 최대 경계대상이 누구였는지 알아? 나이지리아 출신 귀화선수로 유럽예선 9경기에서 8골을 넣은 올리사데베였지.
근데 결과는? 득점은 커녕 볼 한 번 잡아보지 못했거든. 자, 남아공월드컵 B조의 최대 화두는 누구∼. 두말할 것도 없이 리오넬 메시지.
허정무 감독과 박지성이 FIFA 올해의 선수 투표에서 모두 1위로 꼽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마라도나의 재림. 한국-아르헨티나의 조별리그 2차전. 메시가 공을 잡는 순간 어느 새 따라 붙은 박지성이 톡 건드려 빼앗아. 또 다시 드리블을 시도하던 메시.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의 차두리가 강한 어깨로 밀어버리네. 아르헨티나 팬들은 야유를 보내지만 심판은 요지부동.
후반 7분, 이청용이 볼을 받아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리자 문전에 있던 박주영이 수비수들을 유인하고 뒤에 있던 기성용이 그대로 오른발 슛. 철렁대는 그물. 아르헨티나는 급해지고 마라도나 감독은 안절부절. 후반 막판 아르헨티나의 반격이 거세지지만 한국 수비는 철옹성이야.
테베스가 박지성에게 한 마디 건네는 데? “어이 지성 팍, 나 몰라? 테베스야. 너희 1차전에서 그리스 이겼잖아. 우리는 나이지리아에 졌거든. 살살 좀 해.”
박지성은 씩 웃을 뿐이야. 왜냐구? 스페인어를 못하거든. 결국 한국의 1-0승. 한국은 2승으로 일찌감치 16강 확정, 아르헨티나는 2패로 탈락.
다음 날 외신 제목. ‘2010남아공월드컵 죽음의 조는 B조로 판명. 아르헨티나 2002년에 이어 또 다시 희생양.’ 어때 상상만 해도 즐겁지?
장미란 세계신·이용대 살인윙크 ‘앙코르’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극신궁 건재, 日 제치고 2위
‘비나이다, 비나이다. 이번에도 일본의 콧대를 납작하게 해주소서.’
11월 12일부터 27일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펼쳐지는 제16회 아시안게임. 종합 1위야 당연히 중국이 가져가겠지. 문제는 한국과 일본이 펼칠 2위 싸움인데 말이야.
우리나라는 2006년 도하대회에서 금메달 58개로 일본(50개)을 제치고 1998년 방콕대회부터 3회 연속 종합 2위를 차지한 저력이 있잖아.
일본이야 우리나라를 따라잡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나오겠지만 우린 젖에다 분유에 영양제까지 먹고 버텨내야지. 물론 체하면 안 되겠지만 말이야, ㅋㅋㅋ.
그런데 쉽지 않을 수도 있어. 안방에서 싸우는 중국과 우리의 메달밭이 상당 부분 겹쳐있거든. 중국이 홈어드밴티지를 앞세워 얼마나 장난을 치겠어.
그래도 난 태극전사들을 믿어. 배드민턴에선 이용대의 ‘살인 윙크’를 또 한 번 볼 수 있을 테고, 우리에겐 ‘세계에서 제일 힘세고 아름다운 여인’ 장미란이 있잖아. ‘신궁의 나라’임을 또 한번 보여줄 양궁의 남녀역사들도 건재하고.
프로종목인 야구와 축구의 사상 첫 동반우승도 기대해보자고. 조범현 감독이 이끌 야구대표팀과 홍명보 감독이 지휘할 축구대표팀의 아시아 동반 제패. 야구는 ‘도하 참패’를 만회하면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영광을 재현하고, 축구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등극. 아, 생각만 해도 기분 좋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태극전사들이여, 광저우에서 한국인의 기개를 널리 떨쳐주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그리고 믿나이다 믿나이다.
[스포츠동아/ 광화문족집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