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부산 감독은 4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해 한국의 공격을 책임졌다. 월드컵 무대에서 유독 부진해 많은 비난에 시달렸던 황 감독은 2002년 4강 진출을 계기로 한풀이에 성공했다. [스포츠동아 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0/01/11/25336729.1.jpg)
황선홍 부산 감독은 4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해 한국의 공격을 책임졌다. 월드컵 무대에서 유독 부진해 많은 비난에 시달렸던 황 감독은 2002년 4강 진출을 계기로 한풀이에 성공했다. [스포츠동아 DB]
② 황선홍 ‘내 인생 네번의 월드컵’
8살 때 어머니가 떠났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잊기 위해 공터에서 혼자 공을 찼다. 그리고 어느 날 깨어 보니 유명한 축구선수가 돼 있었다. 축구에 미쳐 정신없이 살았다. 축구가 있었기에 외롭지 않았고, 사랑하는 아내를 만날 수 있었다. 내 인생에서 축구를 빼면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 - 황선홍 자서전 <황선홍, 그러나 다시…> 중 -1988년부터 15년 간 대표팀 최전방을 책임졌던 공격수, 한국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 부산 아이파크 지휘봉을 잡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다. 남아공월드컵이 벌어지는 올해,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월드컵’과 관련된 추억을 들춰본다.
●화려한 A매치 데뷔와 첫 월드컵
황 감독은 화려하게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1988년 일본과의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 골을 터뜨렸다. 1990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 7골을 몰아넣었고 여세를 몰아 본선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어떻게 경기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나요. 그냥 출전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죠. 딱 한번 코너킥에서 타이밍이 맞아 점프를 했는데 볼이 머리를 스쳐지나갔어요. 지금 생각해도 아쉽죠. 헤딩에는 워낙 자신 있었는데….”
이탈리아 월드컵 후 K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독일로 날아갔다.
당시 그의 선수생명이 거론될 정도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 독일 행 역시 월드컵과 무관치 않다.
“한국에 대형 스트라이커가 나왔다고 떠들썩했죠. 그 때는 나 자신이 어찌나 커 보이던지. 그런데 월드컵에 가보니 그게 아니에요. 더 배우고 싶었죠. 차범근 감독님이 분데스리가에서 워낙 이름을 날리고 있던 터라 다른 리그는 생각지도 않았어요.”
지금이야 해외 진출하는 선수들이 에이전트 등 여러 지인들의 도움을 받지만 그 시절에 그런 것 등이 있을 리 만무. 타지에서 잘 먹어야 잘 버틸 수 있다는 생각에 홀홀 단신 밥솥까지 손수 챙겨갔다.

●기회는 반드시 또 온다
1994년 6월 23일. 내 인생에서 결코 돌이키고 싶지 않은 날들을 꼽아보라면 이 날을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볼리비아 전…. 나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 날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을 만큼 세월이 숱하게 흘러버린 지금까지도…. - 황선홍 자서전 <황선홍, 그러나 다시…> 중 -
독일에서 부상으로 중도 귀국한 황 감독은 1년 여 재활 끝에 1993년 6월 다시 대표팀에 합류해 1994미국월드컵에 출전했다. 시작은 좋았다. 강호 스페인과 2-2 극적인 무승부.
그러나 볼리비아와의 경기에서 그는 생각지도 않은 멍에를 뒤집어썼다.
“이길 수 있는 경기였죠. 동료들끼리 서로 해볼만하다는 말도 했고. 제가 조금 실수를 하긴 했지만….”
말을 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실수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는 단호한 말투로 정정했다.
“실수는 아니었습니다. 상대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상황에서 골대 안에 수비가 2명 들어가 있었어요. 공간이 워낙 없었죠. 그 세밀한 구멍을 통과하려면 볼을 띄울 수밖에 없었는데 그게 골문 위로 뜬 거죠.”
황 감독은 당시 종료직전 수비수를 완벽하게 등지며 하석주 전남 코치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하하. 경기 후 내가 잘 했던 플레이들은 모두 없어지고 비판만 남았죠. 신경 안 쓰려고 했지만 솔직히 큰 상처였죠. 그리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틀림없이 한 번의 기회가 또 올 거라고요.” 바로 다음 독일과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득점을 맛 본 그의 세리머니에는 그런 울분이 녹아 있었다.
●진통제를 6번이나….
1997년 5월 무릎 십자인대가 또 끊어졌다.
독일에서 수술을 하고 1년 4개월 동안 재활을 했다. 1998년 K리그 개막전에서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차범근 감독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2골을 몰아넣으며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층 성숙해진 그의 플레이에 주변의 기대도 컸다. 그러나 월드컵 직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그는 월드컵에 가서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중국 골키퍼와 부딪혀 공중에서 한 바퀴 붕 돈 뒤 떨어졌어요. 병원에서도 괜찮다고 뛸 수 있을 거라 했는데 프랑스 현지에 가니 무릎을 굽혔다 펴지지가 않아요. 진통제를 6번을 맞았어요. 그런데 안 되더라고요.”

●형,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나봐
황 감독과 2002한일월드컵의 인연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4강신화의 신호탄이 된 폴란드 전 결승골로 그 간의 설움을 다 털어버렸다고 할 정도로 그에게는 의미 있는 득점이자 월드컵이었다. 사실 프랑스 대회를 마친 후 그는 다음 월드컵을 머리에서 지웠다.
그러나 1999년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J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다시 한 번 자신감이 생겼다.
“한국 축구문화가 말에요. 월드컵에서 받았던 비판은 아시안 컵이나 아시안게임 등에서 아무리 잘 해도 만회가 안돼요. 결국은 그 한(恨)은 월드컵에서 풀 수밖에 없거든요. 2000년부터 서서히 월드컵을 준비했어요.”
폴란드 전 후 도핑테스트를 받느라 동료들보다 한참 뒤에 경기장을 빠져 나오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고정운 성남 유소년 코치였다.
“축다한다고 해서 제가 그랬죠. 형, 사람은 죽으라는 법은 없나봐.”
인터뷰 말미,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오랜 기간 유명선수로 살아오며 여러 가지 소중한 물건이 많을 텐데. 가장 소중한 건 뭐죠?” 대답에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폴란드 전에서 신었던 축구화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부산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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