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순연이 된 3월 31일과 4월 1일, SK 선수들은 역시나 구장에 남아 3시간 정도 추가 훈련을 했다.
이제는 따로 지시하지 않아도 경기가 취소됐다는 소리와 동시에 방망이를 쥘 정도로 너무나 익숙한 일.
2일 문학 두산전을 앞두고 덕아웃에 나온 김성근 감독도 “전날 경기 취소 후 훈련을 했냐”는 질문에 얼굴을 굳히더니 “SK에 와서 그런 걸 묻지 말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당연할 걸 왜 묻느냐는 식이었다.
그리고 한동안 그라운드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Green(그린)’자가 큼지막하게 적힌 현수막을 가르키며 한 마디를 건넸다. “저기 적혀 있는 그린스포츠의 진짜 뜻이 뭔지 알아?” ‘그린스포츠’는 SK가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올해 내세운 모토다. 그러나 김 감독이 부여한 의미는 남달랐다.
“비 올 때 열심히 뛰어야 나무가 자란다는 뜻이야. 연습해서 자꾸 (나무를)키우라고. 그런 의미에서 그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는 SK의 수장다운 해석이었다.
문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