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기둥센터+공식 통역…1인2역 김계령 ‘바쁘다 바빠!’

입력 2010-09-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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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농구, 세계선수권 12강제16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이 열리는 체코 속담에 이런 것이 있다. “여러 언어를 알면, 여러 인생을 산다.” 대표팀 김계령(31·신세계·사진)을 보면, 딱 들어맞는 말이다. 한국의 골밑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 역할. 그리고 유창한 영어로 공식기자회견의 통역까지. 1인2역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김계령은 5월말 무릎수술을 받았다. 재활 이후 코트 위에서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한지 약 한 달. 국내리그에서는 3번째(190cm)로 큰 신장이지만, 세계선수권의 센터 중에서는 평균 이하다. 정상이 아닌 몸으로 2m 장신들과 부딪치느라, 경기가 끝나면 그대로 녹초가 된다. 김계령은 “스페인 센터는 몸싸움을 해도 꿈쩍도 않더라. 완전 남자”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럼에도 그녀는 골밑에서 고군분투하며 12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활약은 경기 종료 후에도 이어졌다. 브라질·스페인과의 예선1·2차전 공식기자회견에는 김계령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답변은 물론, 대표팀 임달식(46·신한은행) 감독의 것까지 매끄러운 영어로 윤을 냈다. 김계령은 7세 때부터 2년간 미국에서 살았지만 “너무 오래전이라, 그 때 알던 것은 다 잊었다”고 했다. 영어실력의 비결은 끊임없는 공부. 1970년대 육상스타 백옥자(59)의 딸로 유명한 김계령은 대학원에서 건강관리학을 전공한 ‘학구파’이기도 하다.

한편, 25일(한국시간) 말리를 제압하고 12강에 진출한 대표팀은 28일 오전 1시 체코, 29일 오전 3시15분 러시아, 29일 오후 10시30분 일본과 8강을 다툰다. 일본전만 승리하면 목표인 8강이 유력하다.

브르노(체코)|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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