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띠동갑 선후배’에서 ‘띠동갑 사제관계’로 변신한 롯데 최기문 배터리 코치(오른쪽)와 포수 강민호가 사이판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새로운 상생의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민호에게…포수란, 모든 걸 책임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 그 사명감을 배워라!
코치님에게…저도 포수 중 최고참, 투수를 내 사람으로 만들라는 충고 이젠 알 것 같습니다.
롯데 주전 포수 강민호(26)는 프로 5년차이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주역이 된 뒤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최기문이라는 큰 산이 내 앞에 있어, 더 분발했고 더 노력했다. 선배의 행동 하나 하나를 보면서 연구했고, 그것이 지금 내가 이 위치에 설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한 때 롯데 안방마님 역할을 맡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배터리 코치로 변신한 최기문(38)은 ‘띠동갑 후배’에게 이런 존재다. 주전과 백업의 임무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바뀌었고 이제는 선후배가 아닌 선수와 코치, 사제관계로 변했다.
○최기문 코치 “절박한 마음으로 뛰어라”
사이판에서 전지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최 코치는 31일, 초보코치로서 “나도 가르치면서 배우고 있다”고 전제한 뒤 “민호가 올해 참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투수를 배려하고, 모든 책임을 질 수 있는 포수의 마음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강민호는 ‘단조로운 볼 배합’으로 구설수에 시달렸다. 이는 ‘몸쪽공 비율’을 유난히 강조했던 로이스터 전 감독 영향이 컸다.
최 코치는 “올해는 지난해처럼 벤치에서 작전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못하면 민호나 나나, 핑계거리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고 했다.
“민호가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팀의 최고참 포수다. 베테랑이란 것은 나이가 아니라 게임수로 말하는 것이다. 그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면서 “올해 못하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뛰자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강민호 “나를 잘 아는 코치님을 믿는다”
강민호는 “코치님께서‘나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편안한 형이라 생각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더 고맙다”고 했다. 최 코치는 강민호를 프로 입단 때부터 지켜봐 왔기에 누구보다 그를 잘 안다.
“코치님이 보셨을 때 기본기가 부족하다고 느끼셨는지, 기본기를 유독 당부하신다”는 강민호는 “모든 건 기본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송구할 때 볼을 잡는 방법부터, 블로킹하는 법까지 모자란 것을 비디오분석을 통해 찾아내고 또 보완하고 있다”고 했다.
덧붙여 “코치님께서는 투수를 나의 사람으로 끌어들여야한다고, 무엇보다 배터리간 신뢰관계가 중요하다고 하셨다. 이를 잊지 않겠다”면서 “이제 포수 중에서는 내가 제일 고참이다. 더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 코치님과 부지런히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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