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기자의 여기는 터키] 36세 이을용, 그의 아름다운 도전

입력 2011-0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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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을용(왼쪽)이 후배 곽광선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원FC 최고참 이을용(36)은 토끼띠다. 신묘년인 올 해 각오는 남다르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시즌을 위해 전훈지 터키 안탈리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훈지 터키와의 인연도 특별하다. 그는 2002년 월드컵 이후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에 입단했다. 터키에서 3년 동안 뛰며 영웅 대접을 받았을 정도로 이름을 날렸다.

“모든 것이 낯익어요. 얼마 전에는 트라브존스포르 감독으로 있는 귀네슈 감독과 통화했어요. 지내는 호텔과 훈련장 몇몇 스태프들은 제 얼굴 알아보더라고요. 편안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어요.” 고향 팀 강원의 최고참인 그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지난 2년간 팀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을 만회하고 고향 팬들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힘들었던 그는 이번 시즌 준비를 더 알차게 하고 있다.

“강원도의 축구열기가 정말 뜨겁거든요. 지난해 성적이 안 좋아서 팬들이 줄었는데 다시 강원도에 축구바람을 몰아올 수 있도록 잘 해볼 생각입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은퇴를 고려하다 1년 더 뛰기로 결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강원 김원동 사장은 “팀에서는 은퇴 후 지도자 교육을 제안하려 했는데 본인이 워낙 강한 의지를 보였고, 20대 못지않게 잘 해주고 있어 (1년 계약 연장을) 만족합니다”고 말했다.

전훈지에서 그는 중앙수비수로 변신했다. 팀의 중앙수비수 2명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잠시 수비수로 뛰고 있다. 경기 경험이 많고, 노련한 그가 수비에서 활약을 펼치자 최순호 감독은 다양한 이을용 카드를 준비 중이다. 이을용은 “체력적인 문제는 크지 않아요. 부천SK 시절부터 많은 포지션을 소화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어요”고 자신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함께 한 히딩크 터키대표팀 감독에 대한 질문도 빼놓을 수 없었다. 한국과 터키는 10일(한국시간) 평가전을 갖는다. 이을용은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에 경쟁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대표 선수들이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 덕에 많은 선수들이 해외 진출도 이루어냈어요. 저도 그 중 하나죠.”

안탈리아(터키)·글·사진|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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