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라이벌…“너한테만은 절대 질수 없어!”

입력 2011-0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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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시즌이 다음달 5,6일 전국 8개 경기장에서 일제히 개막한다. 16개 팀이 팀당 정규리그 30경기를 치른 뒤 플레이오프를 통해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을 가린다.

컵 대회는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상위 2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4팀(서울, 제주, 전북, 수원)과 함께 8강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결정한다. 스포츠동아는 ‘2011 K리그 숨은 재미 찾기’라는 주제를 통해 시즌 전체를 조망해본다.

2011 K리그 개막 기자회견에서 16개 구단 감독들이 우승트로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서울 vs 수원, 라이벌전 최고의 흥행카드

수도권 |서울, 수원, 성남, 인천

K리그 최고의 라이벌로 꼽히는 FC서울-수원 삼성전.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두 팀의 만남은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다.

두 팀이 만나면 언제나 명승부가 나왔다. 두 팀은 서울의 전신이었던 안양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다. 응원전뿐 아니라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간 신경전도 뜨겁다. 지난해에도 1승1패로 팽팽하게 맞선 두 팀은 이번 시즌 대거 멤버를 보강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힌다.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 감독과 선수들 모두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경기도 더비’인 성남과 수원의 대결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지난 시즌 두 팀은 잔디 문제로 신경전을 펼쳤다. 성남의 홈구장 잔디가 폭염으로 망가지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개최 여부를 놓고 설전이 오갔다.

결국 성남은 수원을 꺾은 뒤 4강에 올랐고, 대회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수원은 “잔디상태만 좋았다면 4강 진출은 우리 몫이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시즌 종료 후 수원은 성남에서 뛰었던 정성룡과 최성국을 동시에 영입했다. 친정팀을 상대해야하는 2명의 선수까지 이래저래 성남-수원전은 흥미로울 전망이다.

수도권에서 마땅한 라이벌이 없는 인천. 하지만 2011시즌을 앞두고 허정무 감독은 서울과 수원에 선전포고를 했다. “서울과 수원의 라인업이 매우 좋지만 축구는 11명이 똑같이 뛰는 경기일 뿐이다. 이번 시즌 서울과 수원을 모두 꺾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리빌딩을 선언하며 새롭게 출발한 인천이 수도권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까.시민구단 광주 합류…전북·전남과 3파전

호남권|전북, 전남, 광주


호남을 대표하는 더비는 전북 현대-전남 드래곤즈전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시민구단 광주FC가 가세함에 따라서 3파전으로 바뀌었다.

리그 전체의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전북과 전남의 라이벌전은 전쟁에 가까울 정도로 치열하다. 서포터스 뿐 만 아니라 지역 팬들은 호남더비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흥미롭게도 시즌 개막전부터 맞붙는 두 팀. 전북 최강희 감독과 전남 정해성 감독은 24일 미디어데이 때 부상을 당한 공격수 지동원의 출전 여부를 놓고 가벼운 설전을 펼치기도 했다. 최 감독이 언론플레이 가능성을 제기하자 정 감독은 경기 때보면 알 것이라고 응수했다.

신생팀 광주는 아직 라이벌전에서 제대로 된 승부를 펼칠 수 있을만한 전력을 갖추진 못했다. 그러나 광주 최만희 감독은 절대 양보할 뜻이 없다고 했다. 약체로 분류되겠지만 광주 지역색깔을 살려 팬들에게 호응을 얻어낼 수 있는 축구로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전북에서 코칭스태프를 지낸 경험이 있다. 1996년부터 20001년까지 전북의 지휘봉을 잡았다. 프로팀 감독 데뷔를 했던 친정 팀을 꺾어야하는 운명이다.6개 팀 경합…울산 vs 부산, 명가 자존심 전쟁

영남권|울산, 포항, 부산, 경남, 대구, 상주


K리그에서 가장 많은 프로팀이 위치한 영남권은 둘로 나뉜다. 경상남도와 경상북도가 각각 3개팀 씩 연고를 맺고 있다.

경상남도의 라이벌전은 단연 울산 현대-부산 아이파크전이다. 승용차로 1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는데다 두 팀 모두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

울산 김호곤 감독은 2000∼2002년 부산의 지휘봉을 잡은 경험이 있다.

울산은 이번에 부산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송종국까지 영입해 흥미로운 대결이 예상된다. 지난 시즌 울산과 부산은 각각 상대 그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팽팽하게 맞섰다.

울산은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도 만만치 않다. 두 팀은 K리그를 대표하는 전통의 클럽이다. 포항은 이번 겨울이적시장 막판에 설기현이 갑자기 울산으로 이적해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황선홍 감독과 함께 명가의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포항 입장에서는 울산만큼은 지고 싶지 않을 것이다.

경상북도에서는 K리그 하위권 대구FC와 상주 상무가 매 시즌 최하위를 놓고 싸웠다. 다른 팀들의 확실한먹잇감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맞대결에서마저 패하면 최하위를 면하기 힘들었다.

연고지 광주를 떠난 상주는 멤버만 놓고 보면 대구보다 좋다. 하지만 군 팀의 특성상 군사훈련과 군 제대 시기 등의 문제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왔다.

대구는 시민구단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지속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상주가 지역 라이벌이 된 만큼 절대 질수 없다는 입장이다.제주 vs 강원, 절친 사령탑의 냉혹한 승부

기타|제주, 대전, 강원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전시티즌, 강원FC 등 3팀은 행정구역으로 나눠볼 때 지역 라이벌은 없다.

하지만 제주와 강원은 묘한 관계에 놓여있다. 제주 박경훈 감독과 강원 최순호 감독은 동기다. 같은 학교를 나오지 않았지만 줄곧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친분을 다져온 절친한 사이다.

그러나 지난해 박 감독은 강원을 2번 만나 무려 9골을 몰아넣으며 최 감독에게 2번의 큰 점수차 패배를 안겼다. 승부 앞에서 우정은 없었다.

이번 시즌 강원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끈끈한 팀워크를 만들어 복수를 노리고 있다.

대전과 강원 또한 ‘도·시민 구단’의 자존심을 걸고 격돌한다. 대전은 대전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구단이다. 사실상 도·시민 구단의 모태라고도 볼 수 있다.

반면 강원은 도민구단으로 출범한 뒤 마케팅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K리그에 안착했다. 가장 성공한 도·시민 구단의 사례로 손꼽힌다. 이 두 팀을 도·시민구단 라이벌로 묶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지난시즌에는 강원이 1승1무로 앞섰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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