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PO 하루 전 ‘블랙스완’ 관람 왜?

입력 2011-03-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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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용감독 영화 주인공처럼 투쟁심 자극
‘네 안에 숨어 있는 승부욕을 끄집어내라.’

삼성화재 선수들은 23일 현대캐피탈과의 일전을 하루 앞두고 단체로 영화를 봤다. 오전, 오후 훈련을 모두 마치고 숙소 인근 극장을 찾았다. 영화는 나탈리 포트만이 제83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블랙스완’.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추천했다.

기분전환 차원이기도 했지만 더 깊은 뜻이 숨어 있었다.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 니나는 뉴욕 발레 시어터의 자타공인 최고 무용수지만 흑조 연기가 백조 연기보다 못해 문제다. 좀 더 섹시하고 유혹적이어야 하지만 니나의 삶은 절제로 가득 채워져 쉽지 않다. 조금 살찌는 것도 연습 시간을 줄이는 것도 안 된다. 나태함이 무대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무용수라 그렇다. 그러나 최고가 되고 싶은 니나의 열망은 너무 컸다. 자위행위와 마약, 남자와의 섹스, 동성애 등 억압돼 있던 욕망들이 광기로 변하며 그녀는 한 마리 완벽한 흑조가 된다.

신 감독은 “영화 속 주인공 같은 열정 없이 우승은 생각하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최근 그가 밝힌 “코트 안에서 배구에 미쳐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투쟁심을 자극하기 위해 이전에도 종종 영화 관람을 추천했다.

삼성화재 선수들이 지금까지 가장 많이 본 영화가 검투사의 치열한 삶을 그린 ‘글래디에이터’다. 오래 전 극장에서 막을 내린 영화라 DVD로 세 차례나 단체 관람했다. 신 감독은 “선수라면 검투사 같은 승부욕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 |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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