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응원', 얼마나 독특하기에?

입력 2011-04-25 14:47:52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의 홈, 사직구장. 스포츠동아DB

24일 KBS '개그콘서트‘의 ’두분토론‘ 코너에 출연한 김영희가 프로야구 롯데 팬들의 응원을 비하했다 하여 구설수에 휘말렸다.

개그우먼 김영희는 ‘야구를 잘 몰라서 한 실수’라며 미니홈피를 통해 공식 사과했지만, 롯데팬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미니홈피의 모든 메뉴를 닫은 상태다.

롯데의 응원이 어떻게 독특하기에 개그맨들의 시선까지 끌었을까.

프로야구는 국내에서 가장 지역연고가 잘 자리잡힌 스포츠로 꼽힌다. 때문에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응원가는 대체로 지역색을 띤다. 롯데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부산갈매기’, KIA의 ‘남행열차’-‘목포의 눈물’, SK의 ‘연안부두’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도 롯데의 응원은 독특하기로 이름높다. 경기가 시작되면 관중석 곳곳에 ‘자체 응원단장’이 출몰한다. 이들은 호각을 물고 응원단상에서 시작된 응원을 경기장 구석구석까지 전파한다.

롯데의 홈 사직구장을 대표하는 응원은 역시 김영희가 언급한 ‘신문지’와 ‘비닐봉지’다. ‘신문지 응원’은 신문지를 마치 치어리더의 꽃술처럼 잘라 흔드는 것으로, 전세계 유일의 응원문화다. 경기장 앞에서 응원도구 제작용으로 날짜 지난 신문들을 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경기장 내에서도 이미 꽃술 형태로 잘라놓은 신문지 응원도구를 파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롯데는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응원도구를 자체 쇼핑몰에서 출시하기도 했다.

‘주황색 비닐봉지’는 원래 자기가 가져온 쓰레기는 스스로 치우는 공익성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롯데 구단에서 배부하는 말 그대로 쓰레기 봉투다.

그런데 눈에 띄는 주황색 덕분인지 좋은 응원도구로 변모했다. 경기가 종반에 달하면 롯데 팬들은 너도나도 봉지를 머리에 쓴다. 롯데를 대표하는 스타 이대호는 경기 후 히어로 인터뷰에 봉지를 쓴 모습으로 나타나 큰 환호를 받기도 했다.

‘아주라’ 또한 사직 구장의 명물이다. 파울이나 홈런 등으로 공이 관중석에 들어오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렇게 외친다. ‘야구장을 찾은 아이에게 공을 주라’는 말이다. 성인이 공을 잡으면 어김없이 사직 구장에는 ‘아주라’가 울려퍼진다. 함성을 피해 복도로 도망치는 관중들도 간혹 있다.

롯데의 응원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마! 마! 마!’다. 이는 상대 투수가 견제동작을 취했을 때 하는 응원이다. 3만 관중이 동시에 외치는 짧고 벼락 같은 함성은 상대 투수의 기를 죽이는데 유용하다. 몇 년 전부터 몇몇 원정팀들은 ‘왜! 왜! 왜!’로 대응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야구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선수 응원가인 ‘강민호송’, 지난해까지 뛰었던 외국인 선수의 이름을 ‘할렐루야’에 개사한 ‘가르시아송’, 가요 ‘떴다그녀’의 길고 신나는 전주가 끝난뒤 가사의 첫 마디만 외치는 ‘어느 날’ 등이 롯데의 응원으로 유명하다.

KIA와 LG 등이 롯데의 대항마로 꼽히나 KIA는 90년대 해태 시절만 못하다는 평이고, LG는 최근 몇 년간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SK는 성적과 응원 열기 양면에서 가장 강력한 대항마이나 아직 역사가 짧다. 한화도 차두리의 CF에서 활용한 김강의 응원가 ‘강때문이야’로 롯데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