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류중일 감독 “배영섭 몰라보면 섭섭하지”

입력 2011-06-1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공수주 완벽…대학땐 이치로로 통해”
어깨 수술 견뎌내고 한층 업그레이드
6월 타율 4할대…도루도 9개나 기록
팀타력 동반상승…신인왕 나도 있소!
류중일 감독이 말하는 그의 성장

삼성 배영섭(25)이 뜨거운 6월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LG 고졸신인 임찬규(19)가 주도하던 신인왕 후보에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하면서 올시즌 투수와 타자, 고졸과 대졸 신인의 신인왕 경쟁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16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배영섭은 동국대 시절에 ‘대학의 이치로’라고 불렸던 선수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3안타다. 4연속경기 3안타도 진기록 아니냐”며 팀 상승세의 주역으로 배영섭을 높이 평가했다.


○‘6월의 사나이’ 신인왕 후보 급부상


배영섭은 15일까지 0.332의 고타율로 타격 4위에 올라 있었다. 최다안타(66) 5위, 출루율(0.394) 10위. 도루도 20개를 성공해 1위인 두산 오재원(24도루)에 4개 뒤진 3위에 랭크됐다. 유신고와 동국대를 졸업한 그는 2009년 2차 4번으로 삼성에 지명돼 프로에 입문한 3년생이다. 입단하자마자 어깨 수술을 하면서 지난해 1군에서 11경기에 나서 타율 0.292(24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사실상 첫 시즌이나 마찬가지인데 현재까지 빼어난 성적으로 삼성의 1번타자와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찼다. 특히 6월의 성적은 눈부시다. 4월(타율 0.309), 5월(타율 0.292)도 준수했지만 6월 들어서는 15일까지 13경기에서 0.418의 호타를 선보이고 있다. 도루도 6월에만 9개를 성공했다.

류중일 감독은 “공수주를 다 갖췄다”고 설명했다. 대학 시절에는 1년 선배인 이영욱이 1번, 배영섭이 3번으로 나섰다. 발이 빨라 폭넓은 수비를 자랑하는 데다 타구 판단 능력도 최상급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굳이 약점을 꼽자면 입단 후 어깨 수술을 해 송구가 다소 약하다. 도루시 뛰는 타이밍이 맞지 않을 때 멈출 줄도 알아야하는데 그냥 달리다 아웃되기도 한다. 경험이 풀어줄 문제”라고 설명했다.


○공수주 업그레이드, 삼성 상승세의 핵


삼성은 15일까지 6월에 3할대(0.323)의 팀타율로 방망이가 뜨겁다. 배영섭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등장으로 삼성 공격력은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그의 타격폼은 독특하다. 타석에서 홈플레이트 쪽으로 상체를 잔뜩 웅크리고 준비자세를 취한다. 류 감독은 “테이크백 때 탑 위치에서 배트를 잡아주는 순간이 좋다”고 말했다. 양궁이나 골프나 발사 준비자세가 중요하듯 타격도 이 부분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박한이가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 탑에서 잡고 있지 못하고 급하게 배트가 나왔다. 그러면 때려내기 어렵다. 배영섭은 준비 자세의 탑 위치에서 배트를 잡아놓고 치면서 변화구 대처도 잘한다”고 평가했다.

김성래 타격코치는 “잔뜩 웅크리는 자세는 마치 1980년대 타자들을 보는 듯하다. 예전에는 그렇게 치는 타자가 많았다”면서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시즌 초에는 급한 나머지 아무 볼에나 툭 갖다 맞히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신감 있게 휘두른다”고 설명했다.

배영섭은 삼성의 기동력과 팀 분위기에 큰 선물을 해주고 있다. 류 감독은 “최근 배영섭과 김상수가 잘 치면서 기동력도 발휘하고 있다. 상대팀 배터리와 야수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부상 중인 조동찬이 복귀하고, 이영욱이 타격부진에서 벗어나면 한층 더 빠른 야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면서 “신인이 튀어나오면 팀 분위기도 상승한다”고 흐뭇해했다.

대구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