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가 가는 길이 한국골프의 새 역사

입력 2011-06-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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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 제조기, 쉼없는 행진
2007년 KPGA 데뷔전서 우승 파란

2010년 한국인 최초 日투어 상금왕

PGA 4개 메이저 대회 연속 컷 통과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가 19일 끝난 US오픈에서 공동 30위를 차지하면서 4개 메이저대회 연속 컷 통과에 성공했다. 한국 남자 프로골퍼로는 최초다. 김경태는 프로데뷔 이후 ‘그가 가는 길이 곧 새로운 역사’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놀라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데뷔 첫 해부터 신기록 제조기

김경태는 프로데뷔와 동시에 한국 남자 프로골프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2007년 데뷔하자마자 첫 경기인 토마토저축은행오픈에서 우승해 프로데뷔전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만들어냈다. 뒤이어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하며 데뷔 후 2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신화를 썼다.

기록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그해 말 삼능애플시티오픈에서도 우승하며 프로데뷔 후 최단기간(7개월 17일), 최연소(20세10개월) 3승이라는 기록도 작성했다.

상복도 터졌다. 2007년 KPGA 대상 시상식에서 MVP인 대상, 신인상에 해당하는 명출상, 최저타수상인 덕출상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신인이 주요부문 3관왕을 독식한 것 역시 한국프로골프 사상 최초다. 시상을 하지 않는 다승왕(3승)과 상금왕(4억427만원)까지 포함하면 무려 5관왕이다.


○ 일본프로골프투어 한국인 최초 상금왕

신화는 일본에서도 이어졌다.

2007년 말 일본 Q스쿨을 통과하며 일본으로 무대를 옮긴 김경태는 2008년 데뷔 첫 대회인 상금랭킹 48위로 조용히 보냈다.

하지만 2009년 4차례(상금랭킹 8위) 준우승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드디어 다이아몬드컵에서 생애 첫 우승을 기록했다. 일본 정복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일본오픈과 마이나비 ABC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시즌 3승을 차지해 최경주와 양용은도 이루지 못한 한국인 최초 일본투어 상금왕 등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일본투어에서 외국 선수가 상금왕에 오른 것은 1987년 일본계 미국인 데이비드 이시이에 이어 23년만이다.


○ 미 PGA 4개 메이저대회 연속 컷 통과


작년 7월 브리티시오픈(공동 48위), 8월 PGA 챔피언십(공동 48위)에서 연속 컷 통과에 성공한 김경태는, 올해 4월 마스터스(공동 44위)에 이어 6월 US오픈에서는 공동 30위를 기록했다. 4개 메이저대회에서 처음 출전해 모두 본선까지 진출했다. 4대 메이저 대회에 처음 출전해 모두 컷을 통과한 기록은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 등 몇 명만 갖고 있다.

한국,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김경태의 플레이에는 화려함이 없다. 하지만 한번 몰아치기 시작하면 무섭게 치고나가는 ‘괴물’ 습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 무섭다.

원성열 기자(트위터@serenowon )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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