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 박희수. 스포츠동아DB
2군서 군입대 인고의 세월 신무기 장착
첫PS 이대호·홍성흔 등 추풍낙엽 격추
그도 한때는 의욕 넘치는 신인이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스프링캠프를 달구던 2006년. 갑자기 팔꿈치가 아팠다. 중도귀국 지시가 떨어졌다. 이후 1군에서 5번의 등판기회를 얻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팀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07년에는 시즌 내내 2군에서만 머물렀다. “2군에만 있으면 분위기도 처지고, 자신감도 떨어지잖아요. 빨리 군대에나 다녀와야 싶었지요.”
박희수(28·SK·사진)는 그 때 결심했다. “기필코 나만의 결정구를 만들어서 돌아온다.” 코칭스태프는 “우타자 바깥쪽에서 아웃코스로 빠져나가는 변화구를 장착하라”고 조언했다.
상무에 들어간 순간부터 투심패스트볼(투심)을 연마했다. “처음에는 잘 안됐지요. 그냥 좀 속도가 안나오는 직구였어요. 그래서 싱커처럼도 던져봤는데, 이번에는 각은 큰데 속도가 안나오더라고요. 팔에도 좀 무리가 가고요.” 상무에서 뛴 첫 해(2008년)는 투심을 실전에서 던져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 안 되는 지”를 배운 것이었다.
상무 2년차(2009년)가 됐을 때쯤 감이 왔다. 그 공으로 2군 무대에서 빛을 봤다. 제대 이후 첫 시즌. “팔의 각도를 좀 낮췄더니 구속이 증가했고” 마침내 ‘박희수표’ 투심을 완성했다.
하지만 이미 SK불펜에는 정우람·전병두 등 수준급 좌완들이 포진해 있었다. 어쩌다 잡은 1군 기회에서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새가슴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정말 기분이 안 좋았지요.” 하지만 이제 그를 ‘새가슴’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생애 첫 PS무대에서 이범호(KIA), 이대호, 홍성흔(이상 롯데) 등 내로라하는 우타자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렸기 때문이다. 결정구는 모두 ‘인고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은’ 투심패스트볼이었다. 박희수는 “견디며 준비하면, 기회는 오는 것 같다. 지금은 칠테면 쳐보라는 자세로 던지고 있다”며 웃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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