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 3D 인터뷰] LG 김기태 감독 “나보다 우리…‘모래알 LG’ 잊어라”

입력 2011-1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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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과 타격왕 출신인 LG 김기태 신임 감독. ‘나보다는 우리’를 강조하면서 2012년 LG의 팀워크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사진제공|LG 트윈스

새 코치 4인방과 합심 선수들과 소통
가족같은 팀 분위기 조성 최선다할 것


LG 김기태 감독은 슈퍼스타 출신이다. 현역 시절 249홈런과 923타점을 올렸고, 통산타율 0.294를 기록했다. 홈런왕과 타격왕을 차지했고, 장타율과 출루율 1위도 2차례씩 거머쥐었다.

실력 만큼이나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로 후배들의 신임을 얻었다. 일본 요미우리에서 2년간 코치수업을 했고, LG에서 2군감독과 수석코치를 거쳤다. 9년 동안 4강 진출에 실패한 LG는 그를 17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초보 감독 돌풍이 거셌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제패했고, 롯데 양승호 감독은 팀 창단 최초로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했다. 김기태 감독의 LG는 2012년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 감독은 “나보다는 우리”를 강조했다. 그는 LG를 가장 팀워크가 탄탄한 팀으로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 깨어나서 꿈을 이뤄야 한다

꿈만 갖고는 안 된다는 게 김 감독의 일성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잠에서 깨어나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LG의 목표가 무엇인지는 말 안해도 다 알고 있습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드릴 겁니다.”

김 감독은 ‘나보다는 우리’를 여러 번 강조했다. “9년 동안 LG는 늪에 빠져있습니다. 나보다 팀을 구하는 게 우선이죠.” 그는 팀을 위해 스스로 희생하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가장 강한 팀은 팀워크가 좋은 팀입니다. 그런 팀을 만들려고 합니다.”


선수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만들어 주고 싶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 개개인이 원하는 길을 찾아주겠다고 했다. 감독이 모든 선수의 뜻을 다 헤아려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과 꾸준하게 대화하면서 상생의 길을 찾겠다고 했다. “감독이 선수의 마음속까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사람을 잘 쓸 수가 있죠.” 김 감독은 어떤 조직이든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가족같은 팀, 형을 위해 동생을 위해 스스로 희생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LG의 신(新) 코치 4인방

김기태 감독은 함께 호흡을 맞출 4명의 코치에게 기대가 크다. 먼저 조계현 수석코치가 두산에서 왔다. 현역시절부터 친했던 두사람은 특히 베이징올림픽 때 함께 코치로 활약하면서 신뢰감이 더욱 커졌다. ‘싸움닭’으로 불렸던 조 코치의 마인드가 선수단에 스며들기를 바라고 있다.

김무관 타격코치의 영입은 김 감독의 요청이었다. 롯데 타선을 최강으로 끌어올린 김 코치는 이미 현역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KIA에서 온 최태원 작전코치는 김 감독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쌍방울에서 동고동락했던 최 코치는 현역 때 1014연속경기출장을 기록한 철인이다. 그의 파이팅과 근성도 LG의 분위기 변화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1군 투수코치로 활약하게 되는 차명석 코치는 김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차 코치가 성실성과 지식, 유연성을 모두 갖춘 최고의 코치라고 칭찬했다.


● LG에 ‘빅5’는 없다


김기태 감독은 리즈와 주키치를 재계약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둘은 15승을 할 수 있는 투수이고, 박현준과 함께 한다면 최강의 트리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올해 팔꿈치를 수술한 봉중근은 “최소한 6월까지 기다릴 생각”이라며 투입을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봉중근의 합류는 언제보다는 어떻게가 더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마무리투수는 팀내에서 해결한다. 송신영과 군에서 제대한 우규민, 한희, 김선규, 임찬규를 적절히 활용한다. 그는 불펜이 결코 약하지 않다며 임찬규는 선발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LG에는 더 이상 ‘빅5’가 없다. 김 감독은 간절한 선수를 원한다. 올해 LG는 6명의 FA 선수가 있다. 김 감독은 그들도 경쟁에서 이겨야 경기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처음 가는 길, 두려움 없이 가겠다

수많은 위험과 시행착오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려움 없이 가겠다. 초보 감독으로서 맞을 매는 기분좋게 맞고 가겠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가족같은 팀 분위기를 만들 것이다. 서로를 위하고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하는 팀을 만드는 게 가장 큰 꿈이다.


■ 조계현 수석코치 “팀을 위해 나를 버릴줄 아는 남자”


●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베이징올림픽 때 함께 이틀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할지를 서로 의논하다 꼬박 밤을 새웠다. 야구에 대한 김 감독의 열정은 정말 대단하다. 때로는 섬세하고 추진력도 매우 강하다.


● 나를 깜짝 놀라게 했던 김 감독

현역시절 김 감독은 내 볼을 잘 쳤다. 그냥 잘 친 게 아니라 찬스에서 강했다. 주자가 없을 때는 내 공에 무기력하게 삼진을 당했는데 다음타석 주자가 있을 때는 같은 공을 완벽하게 쳐냈다. 몇 번 같은 기억이 있어 물어봤다. “주자 없을 때는 일부러 삼진 먹은 거야?” 김 감독이 씩 웃으면서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눈치 채셨어요? 이제 선배님 공은 다 쳤네요.” 더 중요한 순간을 위해 김 감독은 한 타석을 포기할줄 아는 무서운 타자였다.


● 기술보다 멘탈이 더 중요하다

프로야구에서 실력차는 크지 않다고 본다. 기술보다는 멘탈이 중요하다.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 LG가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하는 팀으로 거듭날 것으로 믿는다.


■ 최태원 코치 “‘분위기 해치는 선수’ 용서 않는다


● 팀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쌍방울 시절 내가 주장할 때 팀 성적이 나빴다. “형님! 삭발한번 하시죠?” “왜?” “팀 분위기도 안 좋고 형님이 앞장서서 삭발하시면 후배들도 다 할 겁니다.” “삭발하면 3개월 이상이야.” “팀을 위해서” “팀을 위해서…. 알았다.” 다음 날 김 감독은 머리를 삭발하고 나왔다. 그런데 웬걸? 빡빡 깎은 사람은 김 감독뿐이었고, 후배들은 모두 짧은 스포츠형 머리였다. 팀을 위해서라면 그는 무엇이든 하는 사람이다.


● 스스로 하게끔 하는 감독이다

김 감독은 말 한마디 한마디를 결코 쉽게 하지 않는다. 후배들이 스스로 책임감을 갖도록 했고, 문제해결을 스스로 해나가게끔 주도했다. 감독으로서도 같을 것이다.


● 상과 벌이 분명하다

선수들에게 자율을 주고 최대한 존중하지만 팀 분위기를 해치는 일은 용서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상과벌이 확실하다.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희생과 배려가 넘치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 김기태 감독은?


1969년 5월23일생

광주 서림초∼충장중∼광주일고∼인하대

좌투좌타·180cm 85kg

1991년 쌍방울∼1999년 삼성∼2002년 SK∼2005년 은퇴

2006년 SK 타격코치∼2007년 요미우리 코치∼2009년 LG 트윈스 2군감독·수석코치∼2011년 10월 LG 트윈스 감독(계약금 2억·연봉 2억 3년 계약)

1992년 출루율 1위, 1994년 홈런·장타율 1위, 1997년 타율·장타율·출루율 1위

2008년 베이징올림픽 타격코치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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