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의 믿음 두남자를 춤추게 하다

입력 2012-06-1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서울 김진규가 14일 열린 성남과 K리그 15라운드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상암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자리 못잡던 박희도 천금의 어시스트
어깨 힘 뺀 김진규 21개월만에 골 맛
서울, 성남 1-0 꺾고 6연승 선두질주


FC서울 최용수 감독의 믿음에 두 남자가 춤을 췄다.

서울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 15라운드에서 성남일화를 1-0으로 눌렀다. 서울은 6연승과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7승3무) 행진을 이어가며 10승4무1패(승점 34)로 선두를 굳게 지켰다. 성남은 2008년 10월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 6연패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 공격수 박희도와 수비수 김진규가 결승골을 합작했다. 전반 23분 박희도의 왼쪽 코너킥을 김진규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몰리나 없으면 네가 1순위 약속

서울 몰리나가 경고누적으로 나오지 못한 빈 자리를 메운 게 박희도였다.

사실 박희도의 선발은 뜻밖이었다. 그는 올 시즌 앞두고 부산에서 이적해 왔지만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최용수 감독은 4월1일 수원과 라이벌전에 박희도를 전격 선발 투입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박희도는 무기력했고, 서울은 0-2로 졌다. 최 감독은 A매치로 인한 2주 간 휴식기 후 첫 경기라 더 중요했던 성남전에서 또 박희도에게 기회를 줬다. 신뢰였다. 최 감독은 “동계훈련 기간 내내 (박)희도에게 ‘몰리나가 부상이나 징계면 무조건 네가 1순위다. 준비 잘 하라’고 약속했다. 희도는 거기에 희망을 걸고 힘든 훈련을 다 소화했다.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박희도는 기대에 부응했다. 도움으로 시즌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고 후반에도 날카로운 돌파와 슛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며 승리에 일조했다.


○두 어깨를 내려놓다

‘게으르다’ ‘몸이 느리다’ 등은 김진규에게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중국 프로 생활을 마치고 2년 만에 친정팀 서울로 돌아온 김진규는 이를 악물었다. 동계훈련 내내 혹독한 자기관리로 몸무게를 줄였다. 96kg에서 지금은 85∼86kg를 유지하고 있다. 최 감독은 “진규가 양 쪽 어깨를 많이 내려놨다”고 했다. 두 가지 의미였다. 몸이 가벼워졌고 불필요한 거만함도 버렸다는 뜻. 최 감독은 올 시즌 김진규를 줄곧 주전으로 중용했다. 그는 안정된 수비에 플러스알파로 득점까지 하며 보답했다. 김진규 득점은 2010년 9월4일 이후 21개월만이라 더 감격적이었다.

상암|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