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 상주·연맹, 원칙 지켜야 윈윈

입력 2012-09-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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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이사회 앞두고 “14위 이상땐 기회 달라”
AFC 요구조건 불충족…타구단들도 혼란 소지


프로축구연맹이 11일 이사회를 열고 상주상무의 1부 리그 잔류 문제를 결정한다. K리그는 작년 말 이사회에서 올해와 내년 최하위 각 2팀을 2부 리그로 보내되 군 팀인 상주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요구하는 클럽 라이센싱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순위에 관계없이 올 시즌 후 강등시키기로 결정했다. 상주는 ▲독립법인화 ▲클럽과 선수의 계약 등 두 부문에서 아직 자격을 못 갖췄다. 올 시즌 후 상주와 최하위 1팀 등 2팀이 강등돼야 하는데 최근 바뀐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상주 입장은

상주는 “우리도 14위 이상 하면 1부에 잔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주장한다. 상주는 올 연말까지 법인설립을 완료하고 선수와 클럽 계약 문제는 임대계약서로 해결하겠다는 입장. 상주 이한우 사무국장은 “계약문제 중 특히 급여가 걸림돌이다. K리그가 최저연봉제(2000만원)를 실시하고 있어 우리도 선수들에게 연 2000만원은 줘야 프로계약으로 인정받는다. 현재 각 구단이 입대 선수에게 월 100만원 지원금을 직접 주는데 그 금액을 일단 우리 구단에 보내면 우리가 이 지원금에 일정액을 보태 월 180만원씩 지급해 연 2000만원 수준으로 맞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넘어야 할 산 많은 상주 잔류

이런 ‘눈 가리고 아웅’식의 방법을 AFC가 인정해줄지 의문이다. 또 이를 위해서는 해당 구단의 동의와 여러 행정절차 개선도 필요하다. 이 밖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A구단 사무국장은 “상주는 AFC 자격을 충족한 게 아니고 앞으로 충족하겠다는 거다. 이 말만 믿고 덜컥 1부 잔류를 허용해 14위로 강등을 면했다고 치자. 그런데 연말쯤 어떤 사정으로 자격을 못 갖추면 어떻게 하나. 상주를 2부로 내리고 15위를 다시 1부로 올릴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번 이사회에서 상주의 1부 잔류가 가능하도록 결정하면 시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당장 15일부터 그룹 B(하위 8팀) 리그가 시작된다. 그룹 B의 8팀은 강등의 기준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큰 혼란이 예상된다. B그룹 구단 관계자는 “상주는 무조건 내려가고 최하위 1팀만 강등되는 걸로 안다. 그 결정이 지금 와서 바뀌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솔로몬의 해법은

상주는 군 팀으로 한국축구에 기여한 부분이 분명 많다. 강등에 따른 혼란도 막고 상주도 살 수 있는 솔로몬의 해법은 없을까. 있다. 연맹이 원칙만 지키면 된다. 약속대로 이번에 상주의 2부 리그 강등을 이행한 뒤 나중에 상주가 정식 자격을 갖췄을 때 다른 구단과 똑 같이 1부 리그에 올라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 된다. 상주도 그 때 2부 리그에서 좋은 성적으로 1부 리그에 재입성하면 그게 훨씬 더 떳떳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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