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비치감독, 일정 불만 주전 빼고 고의 패배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63)이 경기 일정에 불만을 품고 주축선수들을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포포비치 감독은 30일(한국시간)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2013시즌 정규리그 마이애미 원정경기를 벤치멤버들로만 치렀다. 주축인 팀 던컨(36), 토니 파커(30), 마누 지노빌리(35), 대니 그린(25)은 아예 원정길에 제외시켰다. 결국 마이애미가 105-100으로 승리했다.
포포비치 감독은 평소 선수들의 출전을 조절하는 지도자로 유명하지만, 이번처럼 주축선수들을 모두 DTD(Day To Day) 명단에 올려 제외시킨 경우는 처음이다. 경기 일정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30일까지 샌안토니오가 치른 17경기 중 11게임이 원정경기였다. 또 스퍼스는 5일간 4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소화했다. 포포비치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 팀 주전선수들을 출전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이애미와 샌안토니오의 경기는 동·서부 콘퍼런스 강팀간 대결로 전국구 방송인 TNT의 중계경기로 편성되는 등 많은 관심을 모았다. 주축들을 모두 뺀 포포비치 감독의 결정에 팬들의 항의가 줄을 이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데이비드 스턴 NBA 커미셔너는 성명을 통해 팬들에게 사과한 뒤 “샌안토니오 구단의 결정을 용납할 수 없으며, 조만간 징계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무성의’ 경기는 최근 개막한 국내 프로-아마농구 최강전에서도 볼 수 있다. 일부 프로구단은 체력관리를 이유로 주축 선수를 출전시키지 않고 있다. 경기장을 찾아 이를 지켜본 한선교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역시 불쾌감을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