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 “연봉 한푼도 더 지급하기 싫다” 지동원 전력외 선수 분류 쇼크

입력 2012-1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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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덜랜드 지동원에게 올 겨울은 스산하다. 잉글랜드 진출 이후 거의 보여준 게 없는 그는 거취를 놓고 고심하지만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특히 K리그 복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스포츠동아DB

선덜랜드 지동원에게 올 겨울은 스산하다. 잉글랜드 진출 이후 거의 보여준 게 없는 그는 거취를 놓고 고심하지만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특히 K리그 복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스포츠동아DB

1. 작년 데뷔후 계속된 벤치신세·지난달엔 부상 아웃
2. 마틴오닐 감독 부임후 교체 출전 기회조차 사라져
3. 구단, 뛸수 있는 팀 임대후 완전이적 으로 팔 속셈
4. 지동원 유럽 중소구단 원하지만 재정 능력 미지수


“지동원에게 더 이상 연봉을 한 푼도 지급하고 싶지 않다.”

지동원(21)의 소속 팀인 영국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AFC의 속마음이다.

지동원은 팀에서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다. 선덜랜드 구단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선덜랜드 마가렛 번 단장은 측근에게 “지동원에게 더 이상 연봉을 한 푼도 지급하고 싶지 않다는 게 구단 방침이다”고 말했다. 지동원의 현 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지동원이 자리를 못 잡긴 했어도 팀 내 입지가 이렇게까지 좁아졌다는 사실은 다소 충격적이다. 선덜랜드는 지동원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임대 후 완전 이적시키는 조건으로 K리그에 되팔고 싶어 한다. 선덜랜드가 영국 에이전트에게 K리그 구단과 협상할 수 있도록 위임장을 써 준 것으로 확인됐다.

○고난의 시간

지동원은 2011년 여름, 전남 드래곤즈에서 선덜랜드로 이적했다. 계약기간은 3년.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350만 달러(당시 37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동원은 이적 첫해 9월 강팀 첼시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넣었지만 이후 출전기회는 많이 없었다. 그해 12월 지동원을 영입했던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되고 마틴 오닐 감독이 새로 오며 교체 횟수마저 뜸해졌다. 지동원은 올 1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또 한 번 결승골을 터뜨렸지만 반짝 활약이었다. 2012∼2013시즌에도 시련은 계속됐다. 지동원은 8월 런던올림픽에서 영국과 8강전 선제골을 작렬하는 등 동메달 주역으로 떠올랐지만 이후 소속 팀에 복귀해서는 계속 벤치신세였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달 초 허벅지 부상으로 3주 이상 쉬었다. 지동원은 올 시즌 1군 경기에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한 마디로 팀에서 완전히 설 자리를 잃었다.

○임대 후 완전 이적될 듯

선덜랜드는 지동원을 데려오면서 이적료로 37억원을 썼다. 지동원을 내보내기로 결정한 만큼 투자한 돈을 최대한 회수할 작정이다. 그러나 녹록치 않다. 지동원은 최근 1년 반 동안 경기를 거의 못 뛰었다. 기량을 보일 기회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거금을 주고 지동원을 데려갈 유럽 팀은 없다. 선덜랜드는 임대 후 완전 이적시키는 쪽으로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게임을 뛸 수 있는 팀으로 임대를 보내 지동원의 가치를 높여놓은 뒤 완전 이적으로 팔 심산이다. 최근 마틴 오닐 감독이 지동원의 임대를 사실상 허락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출전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계속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동원과 선덜랜드는 계약이 1년6개월 남았다. 6개월 단기임대 후 완전 이적하는 조건으로 협상이 시작될 공산이 크다.



○유럽 잔류냐 K리그 복귀냐

선덜랜드와 지동원 모두 팀을 떠나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어디로 가느냐에 대해서는 생각이 엇갈린다.

지동원은 유럽의 중소 구단으로 가서 게임을 뛰고 싶어 한다. 최근 구자철이 임대로 활약 중인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와 협상하고 있다는 국내외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선덜랜드는 다르다. 선덜랜드는 선 임대료로 100만 달러(10억원)는 받아야한다는 입장이다. 아우크스부르크와 같은 유럽 중소 구단이 낼 수 있는 임대료는 100만 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덜랜드는 K리그로 눈을 돌렸다. 지동원은 영국에 가기 전 K리그에서 1년 반을 뛰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유럽이적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동원은 유럽 리그에서 보여준 게 거의 없다. 선덜랜드가 원하는 임대료를 맞춰 줄 수 있는 유럽 구단은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반면, K리그는 지동원의 가치를 잘 안다. 6개월 임대 후 완전 이적하는 조건이라면 협상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렇다 해도 변수가 많다. 전남은 지동원을 선덜랜드로 보내며 K리그로 돌아올 경우 우선협상권을 갖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선덜랜드는 일단 전남과 접촉을 시작해야 한다. 전남과 결렬되면 다른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K리그 구단들이 경기감각이 현저히 떨어진 지동원에게 100만 달러 수준의 임대료를 지급할지도 미지수다. 또한 지동원이 K리그 유턴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동원 측근은 “몇몇 유럽 구단에서 지동원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복귀에 앞서 일단 유럽의 다른 팀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순위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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