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2008년 히트곡으로 본 2013 프로야구

입력 2013-03-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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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얼리 시절 서인영. 동아닷컴DB

■ 라이온즈 원 모어 타임! 삼성, 3연패 쏠까

스포츠동아가 창간한 2008 년, 가요계에서도 주옥같은 히트곡들이 탄생해 국민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올해도 변함없이 열띤 경쟁이 펼쳐질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를 5년 전의 히트곡에 맞춰 구단별로 조명해봤다.


롯데, 해를 거듭할수록 정상권서 ‘멀어져’
KIA ‘가지마 가지마’…올핸 부상병 없이
넥센, 이젠 돌풍 넘어 4강까지 ‘소 핫’하게
LG ‘이번엔 달라’…올 가을 光 점퍼 입자
한화, 류현진마저 가다니…‘뜨거운 안녕’
NC ‘하루하루’ 기대속 올 시즌 빅뱅 예고

● 삼성=쥬얼리 ‘원 모어 타임’

4인조 여성그룹 쥬얼리의 멤버는 모두 새 얼굴로 교체됐지만, ‘베이비 원 모어 타임(Baby one more time)’이라는 노랫말과 함께 양 집게손가락 끝을 위아래로 맞대는 안무는 여전히 쥬얼리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남아있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전통의 강호 삼성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삼성은 또 한번 정상의 자리를 지켜 3연패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3연패를 일군 팀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연패의 위업을 쌓은 해태(현 KIA)뿐이다.


● SK=원더걸스 ‘노바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패한 SK는 에이스 부재에 울었다. 김광현이 절정의 구위를 뽐낼 당시만 해도 SK는 류현진(LA 다저스)이 부럽지 않았다. 그는 또 다시 재활에 몰입하고 있다. 당장은 구위를 회복해야 하는 단계. 그렇다면 올 시즌 SK 마운드의 선봉에 설 선수는 누굴까? 외국인투수 조조 레이예스와 크리스 세든이 시범경기에서 안정적 투구를 선보였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원더걸스의 2008년 최고 히트곡 ‘노바디’의 후렴구는 현재 SK 팬들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가사가 아닐까?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너(김광현) 뿐(Nobody nobody but you)’이라는 의미에서 말이다.


● 두산=이효리 ‘유-고-걸’

두산은 여성팬이 가장 많은 팀이다. 남성팬과 여성팬이 파트를 나눠 부르는 응원가가 있을 정도다. 이용찬의 부상 공백, 검증되지 않는 마무리투수 홍상삼의 활약 여부가 미지수지만 두산은 삼성을 위협할 강력한 견제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성팬층이 두꺼운 두산에는 이효리의 히트곡 ‘유-고-걸’이 안성맞춤이다. ‘가끔씩은 달콤하게 가끔씩은 강렬하게 너의 맘을 보여줘 바로 이 순간 지금 이 순간 투나잇(Tonight)∼’ 매일 밤 두산의 승리 소식이 전해질수록 더 많은 여성팬들이 잠실벌을 찾게 될 것이다.


● 롯데=스윗소로우 ‘멀어져’

롯데는 최근 뚜렷한 전력보강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났고, 올 시즌에 앞서 프리에이전트(FA) 홍성흔(두산)과 김주찬(KIA)마저 이적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정상권에서 멀어지는 모양새다. 올 시즌에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어야만 하는 처지다. 2008년 발매된 스윗소로우 2집 ‘스위틱스’에 수록된 ‘멀어져’는 천천히 사이가 멀어져 이별의 위기를 맞은 연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상권과 멀어지고 있는 롯데의 올 시즌 사정과도 잘 어울릴 법한 노래다.


● KIA=브라운아이즈 ‘가지마 가지마’

KIA는 지난해 주축선수들의 줄부상에 힘겨워했다. 당초 최고의 폭발력을 과시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던 ‘LCK(이범호-최희섭-김상현) 트리오’는 화력을 과시하기는커녕 셋이 함께 뛴 경기수를 손가락으로 꼽아야 할 정도였다. 올해 시범경기에선 타선이 활기를 보여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부상만 없다면 두려울 것이 없는 KIA다. 브라운아이즈의 애절함이 묻어나는 ‘가지마 가지마’의 가사와 같이 KIA는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떠나가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원더걸스-이효리(아래). 사진|JYP엔터테인먼트·동아닷컴DB



● 넥센=원더걸스 ‘소 핫’

2008년 가요계는 원더걸스의 해였다. ‘노바디’에 이어 후반기에는 ‘소 핫’이 가요계를 강타했다. 넥센은 지난해 프로야구를 강타한 팀이다. 비록 뒷심부족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엄청난 타선의 폭발력을 자랑하면서 시즌 중반에는 2위 자리까지 올랐다. 동시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박병호는 지난해 가장 ‘핫’한 선수였다. 큰 전력누수가 없었던 넥센은 지난해 돌풍을 넘어 올해 4강까지 노리고 있다. ‘소 핫’의 가사처럼 넥센은 매력 있고 멋진 팀이다. 이제는 실속까지 챙기는 일만 남았다.


● LG=강균성 ‘이번엔 달라’

‘가을야구’. LG에게 가장 간절한 단어이자, 표현조차 구차한 단어가 됐다. 올 시즌도 LG의 목표는 10년간 경험하지 못한 가을야구를 하는 것이다. 강균성의 ‘이번엔 달라’ 가사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염원하는 LG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세상에 너란 행운이 또 있을까 이번만은 달라 넌 달라 절대 널 놓치지 않아’라는 가사가 특히 그렇다. LG는 매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올 시즌은 다를 것이라고 외쳤지만, 결과는 좀처럼 달라지지 않았다. 양치기 소년도 이만큼 독하지는 않았다. 매년 여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겨울용 광(光) 점퍼를 구입해 가을야구에 대비하는 LG팬들이 올해는 과연 그 기다림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 한화=토이 ‘뜨거운 안녕’

‘소중했던 내 사람아 이젠 안녕 찬란하게 반짝이던 눈동자여 사랑했던 날들이여 이젠 안녕 달빛 아래 타오르던 붉은 입술 떠난다면 보내드리리 뜨겁게 뜨겁게 안녕∼’ 2008년 잔잔한 사랑을 받았던 ‘뜨거운 안녕’은 지난해 월드스타 싸이가 리메이크한 명곡이다. ‘뜨거운 안녕’의 후렴구 가사는 올 시즌 한화의 사정과 일맥상통한다.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과 뜨겁게 작별했다. 대전 달빛 아래 타오르던 류현진은 약 280억원의 이적료를 선물한 뒤 화려하게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류현진과 함께했던 한화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번째 선수의 소속팀이라는 역사적 의미도 함께 끌어안았다. 그러나 가뜩이나 약한 전력에 류현진마저 없어졌으니,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 NC=빅뱅 ‘하루하루’

창단 첫 걸음을 내딛는 NC의 2013시즌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신생팀의 특성상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어 아직까지는 성적보다 꾸준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혹독한 시련이 예상되는 가운데 NC에 잘 어울리는 노래는 2008년 최대 히트곡 중 하나인 빅뱅의 ‘하루하루’다. 제목 그대로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하더라도 경기를 치르는 하루하루의 경험이 NC 선수들에게는 성장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다. 실책과 패배에 기죽을 필요는 없다. ‘그럭저럭 참아볼 만해 그럭저럭 견뎌낼 만해’라는 가사와 같이 시련을 이겨낸다면 더 나은 미래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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