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나이트-밴 헤켄(오른쪽). 스포츠동아DB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넥센이 가장 믿는 구석은 외국인투수 원투펀치였다. 우완 브랜든 나이트(38)와 좌완 앤디 밴 헤켄(34)은 지난해 27승을 합작한 최고의 듀오. 당연히 올해는 그보다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됐다. 그러나 두 용병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 어느새 나란히 시즌 방어율이 4점대까지 치솟았다. 팀이 하향곡선을 그린 6월에 집중적으로 부진해 더 뼈아팠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이 “넥센의 기둥은 두 용병 선발이다. 이들이 무너지면 팀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 이유다.
● 나이트, 에이스의 부담감 버려라!
넥센 염경엽 감독은 두 용병에게 힘을 실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16승을 올린 에이스 나이트에게 애착이 깊다. 나이트는 6월 5경기에 등판해 1승4패에 방어율 6.35를 기록했다. 27일 목동 SK전에서도 1회에만 3점홈런 2방을 얻어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염 감독은 28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나이트는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이 너무 강하다. 팀이 어려워지니 점점 더 막중한 짐을 어깨에 올린 채 던지고 있다”며 “최근 결과가 안 좋아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더 많이 느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잘 던지려고 힘이 들어가니 공이 전체적으로 높게 형성되고, 나이트의 특장점인 아래로 떨어지는 공이 효력을 잃는다는 설명이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낮아진 까닭과도 연관이 깊다. 염 감독은 “나이트를 직접 불러 면담을 했다. 짐을 좀 내려주고 싶어서였다”며 “다시 자리를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밴 헤켄, 투구 패턴을 바꿔라!
선발 로테이션의 또 다른 축인 밴 헤켄이 중심을 잡고 있었다면, 나이트의 부진이 상대적으로 덜 눈에 띄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밴 헤켄도 나이트와 함께 고난의 6월을 보냈다. 4경기에서 1승3패에 그쳤고, 방어율은 무려 8.71이다. 23일 목동 NC전에서 따낸 1승 역시 5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밴 헤켄에 대해서도 “지난해보다 올해 컨디션이 훨씬 좋아지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 같다. 직구 구속이 2~3km 올라간 게 그 증거”라며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것 아닌가. 공은 빨라졌지만 반대로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다. 타자들과의 수 싸움이 단조롭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다. 염 감독은 “늘 자신만의 패턴을 잘 바꾸지 않고 똑같은 승부를 하는 모습을 봤다. 23일 경기에서 2회까지 흔들리기에 3회부터는 벤치에서 사인을 많이 냈더니 안정을 찾았다”며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화를 많이 나눌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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