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좌타자에 패턴 읽힌 류현진의 ‘정직한 슬라이더’

입력 2013-07-0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류현진. 스포츠동아DB

좌타자 피안타율 0.308·우타자 0.222
우타자에 결정구 체인지업은 효과적
좌타자 상대 다양한 공 배합이 해결책


LA 다저스 류현진(26)은 6월 5차례 선발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하고도 승리 없이 1패만 떠안았다. 수비 불안과 불펜의 난조가 겹쳐진 결과다. 6월 30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도 7회까지 7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시즌 7승을 눈앞에서 날렸다.

이날 류현진은 5회 스위치히터로 우타석에 들어선 지미 롤린스에게 맞은 우중간안타를 제외한 6안타를 모두 좌타자에게 허용했다. 특히 2번 체이스 어틀리에게는 1·3회 연타석 홈런을 내줬고, 7번 벤 리비어에게는 2루타 1개를 포함해 3타수 3안타로 철저히 눌렸다.

이처럼 류현진은 좌투수이면서도 좌타자에게 고전하고 있다. 필리스전 6안타 때문에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308까지 치솟았다. 반면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22다. 방어율로 환산해도 우타자에게는 2.55인데 반해 좌타자에게는 무려 3.80이다. 좌타자를 상대한 것은 23.2이닝인데 홈런을 4방이나 허용했다. 세 배가 넘는 81.1이닝을 상대한 우타자에게는 홈런을 5개 내줬다.

류현진처럼 좌완인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경우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도 0.209로 매우 낮지만, 좌타자에게는 고작 0.129에 불과해 거의 ‘언히터블’ 수준이다. 방어율 2.22로 메이저리그 전체 5위를 달리고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좌완 패트릭 코빈도 마찬가지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24,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43이다.

그렇다면 류현진은 왜 좌타자에게 약한 것일까. 매 경기 류현진의 직구 구사 비율은 60%를 웃돈다. 직구에 이은 2번째 무기로 우타자를 맞아서는 체인지업, 좌타자가 나왔을 때는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한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나는 유인구가 많아 헛스윙이나 땅볼 유도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리스전을 마친 뒤 류현진은 “좌타자를 상대로 투구 패턴이 읽히는 경우가 많다. 다음 경기부터는 좌타자를 맞아 더욱 다양한 공 배합으로 상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6일 숙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다. 5일을 쉬고 등판하는 류현진이 자이언츠와의 악연을 끊는 동시에 좌타자와의 승부에서도 돌파구를 찾아 시즌 7승에 성공하기를 기대해본다.

LA|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