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프로에서 주목받는 최윤겸 리더십

입력 2013-07-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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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겸(51) 전 대전 시티즌 감독이 베트남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 감독은 작년에 베트남 1부 리그 호앙 안 야 라이와 1년 계약을 맺었다. 그 전까지 중하위권에 머물던 팀을 작년시즌 5위에 올려놓은 공로를 인정받아 1년 재계약을 했고 올 시즌에는 8승3무4패(승점 27)로 당당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베트남 진출 2년 만에 성공시대를 열자 현지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러 차례 최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기사가 다뤄졌다. 이 중에서도 특히 홈 성적이 좋은 비결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호앙 안 야 라이는 홈에서 치른 8경기에서 6승1무1패를 거뒀다.

최 감독은 19일 스포츠동아와 국제통화에서 “원정을 가면 기후 조건도 다르고 여러 불리한 여건이 많아 홈에서 승점을 가져와야 한다는 목표였는데 잘 맞아 들었다”고 밝혔다.
자연스레 홈 관중도 늘었다.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홈구장에 작년까지는 평균관중이 2000~3000명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5000명 이상 들어찬다.

베트남 내 다른 클럽과 달리 호앙 안 야 라이가 패스위주의 조직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것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베트남 프로축구는 팀 당 3명씩 출전이 가능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외국인 선수가 베트남 프로리그에서 5년 이상 뛰면 이중국적이 가능하다. 이런 선수들은 자국 쿼터로 분류돼 실제 뛰는 외국인 선수가 7~8명 되는 구단도 많다.

호앙 안 야 라이는 다르다.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 아카데미 사업을 연계하고 있다. 젊은 선수를 키워 출전시키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최 감독은 특정 선수에 기대지 않고 강한 압박과 패스 위주 연결 플레이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베트남 선수들의 기본기가 약해 지도가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날씨가 워낙 더워 수비수들이 경기 중 종종 집중력을 잃곤 하는데 이런 부분도 심혈을 기울여 개선했다. 그 결과 호앙 안 야 라이는 5경기 11실점으로 12팀 중 최소실점을 자랑한다.

최 감독은 “아직 기대한 것의 70% 수준이지만 점차 나아지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웃음을 지었다.

호앙 안 야 라이는 20일(한국시간) 4위 SHB 다낭과 홈경기에 이어 27일에는 2위 송람응과 맞붙는다. 호앙 안 야 라이와 송람응, SHB 다낭의 승점 차는 많지 않다. 7경기를 남겨둔 상황이라 사실상 이번 2연전 결과에 우승이 가려진다. 최 감독은 “쉽지 않겠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2003년 빈 둥 클럽을 맡았던 남대식 감독에 이어 베트남 1부 리그에 진출한 두 번째 한국인 지도자다. 한국과 베트남 축구의 가교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최 감독은 “한국축구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위상도 높이고 싶다. 그래야 다른 한국인 지도자, 선수들도 올 수 있을 것 아니냐. 일본 사람들은 유소년 전문가 등이 파견되는 등 협회 차원의 교류가 있는데 아직 한국은 없다. 이런 부분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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