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삼성 12년 만에 안방에서 우승, 대구구장은 축제의 장

입력 2013-11-0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대 삼성라이온즈 한국시리즈 7차전 경기가 1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렸다. 삼성은 7-3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다. 삼성 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앞에 두고 우승 모자를 던지고 있다. 대구|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손시헌(두산)의 마지막 타구가 중견수 정형식(삼성)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덕아웃의 류중일(삼성) 감독은 주먹을 날리며 포효한 뒤, 1년을 함께 달려온 코치들과 얼싸안았다. 선수들은 벅찬 표정으로 우승을 수호한 오승환(삼성) 주변으로 달려갔다. 이어 오승환을 중심에 두고, 하늘을 향해 ‘단체 번개 세리머니’를 날렸다. 몇몇 선수들은 스프레이를 뿌려 눈꽃을 만들기도 했다. 대구구장은 홈팬들의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1승3패의 열세를 딛고, 기적의 우승을 이룬 사자군단은 그렇게 2013년 프로야구의 마지막 밤을 장식했다.

1일 대구구장에서 두산에 7-3 승리를 거두고 2013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확정한 삼성이 KS 우승의 순간을 안방에서 맞은 것은 2002년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2002년 첫 우승 이후 2005·2006·2011·2012년에도 4차례 왕좌에 올랐지만, KS 최종전은 모두 잠실에서 열렸다. 대구에서 KS의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한 것은 이번이 팀 역사상 2번째다.

대구구장을 가득 메운 1만 여명의 팬들은 경기가 종료된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최강삼성”을 외치며, 샴페인 세례로 우승을 자축하는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방금 전까지 전쟁터였던 대구구장은 이내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그룹 퀸(Queen)의 ‘We are the champion’이 울려 퍼졌고, 구장 곳곳에서는 폭죽이 터졌다. 외야에는 화려한 조명이 하늘을 비췄다. 당당하게 갈기를 세운 사자군단은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심지어 3루쪽 열성 팬들은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경기장을 지켰다. 응원단과 함께 춤과 노래를 즐기며 우승의 환희를 만끽했다.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한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시상식에서 삼성이 2010년대 프로야구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약속을 반쯤은 지킨 것 같다. 더 다부진 팀을 만들어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답례했다.

대구|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