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홈런에 스토리를 입힌다

입력 2013-1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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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에게는 ‘실력뿐 아니라 인성도 대한민국 최고’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승엽은 또 가장 극적인 순간 감동의 스토리를 연출하는 스타이기도 하다. 15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013 아시아시리즈 볼로냐(이탈리아)전에서도 8회 결정적 3점홈런을 날려 5-2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왼쪽 2번째)이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亞 시리즈 볼로냐전 8회 결승 3점홈런
2000년 시드니올림픽서도 8회에 폭발
모두 기다리는 순간 한방을 쏘는 사나이


이승엽(37·삼성)은 ‘국민타자’로 불린다. 그는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의 홈런타자다. 그러나 단순히 홈런만 많이 친다고 이런 영예로운 호칭을 얻은 것은 아니다. 그의 홈런은 언제나 얘깃거리가 된다. 모두가 기다리는 순간 터지는 홈런. 홈런에 스토리를 입힐 줄 아는, 그야말로 진정 최고의 스타라 할 수 있다. 그 스타성은 대만에서 열리는 2013 아시아시리즈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되고 있다.


● 삼성의 준결승을 이끈 홈런포

이승엽은 15일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이탈리아 볼로냐전에서 천금의 홈런포를 터뜨렸다. 2-2 동점이던 8회말 2사 1·2루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날려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첫 경기여서 그런지 볼로냐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2회초 선취점을 내주고, 2-1로 앞서다 7회초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예상 못한 상황이 발생하자 삼성 벤치는 낭패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연장으로 가거나, 행여 패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순간에 터진 홈런포였기에 더욱 짜릿할 수밖에 없었다.


● 잊지 못할 국민타자의 홈런들

이승엽의 홈런은 팬들에게 많은 추억을 선사했다. 1999년 54홈런으로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50홈런 고지를 돌파했고,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선 6-9로 뒤진 9회말 LG 마무리투수 이상훈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홈런을 뽑아냈다. 2003년에는 세계 최연소 개인통산 300홈런과 함께 56홈런으로 당시 단일시즌 아시아최다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전국 야구장에 잠자리채 열풍을 몰고 왔고, 시즌 최종일에 56호 홈런을 터뜨리면서 팬들을 열광시켰다. 일본 진출 이후에도 그의 홈런포는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국내에 복귀한 뒤 한·일 개인통산 500홈런,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 최다인 개인통산 352홈런(현재 358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 국제대회 8회의 사나이 입증

이승엽의 홈런을 논하자면 국제대회에서 터져나온 기적 같은 홈런포를 빼놓을 수 없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일본전에서 1-2로 뒤진 8회 이시이 히로토시를 상대로 역전 결승 2점홈런을 터뜨려 한국의 1라운드 1위를 이끌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 일본전에서도 2-2로 맞선 8회 결승 2점홈런을 날리면서 대표팀을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로 인도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0-0으로 맞선 8회 결승 2루타를 때려낸 것까지 포함해 그는 어느새 ‘8회의 사나이’가 됐다.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도 볼로냐전 8회 결승 홈런포를 터뜨리면서 다시 한번 ‘8회의 사나이’임을 입증했다. 아무리 부진해도 기다리면 한방을 토해내는 이승엽이다.

타이베이(대만)|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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