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 전문기자의 V리그 레이더] 월급 못 받던 비소토, 한국전력 레이더에 포착

입력 2014-0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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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팀에 합류한 새 외국인 선수 레안드로 비소토가 경기도 의왕시 한국전력 배구단 체육관에서 벌어진 팀 훈련에 참가해 새로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제공|발리볼코리아닷컴

아가메즈급 선수…기량 부족 밀로스 집으로

‘댄스 여왕’ 김혜진, 신사동서 전야제 연습
흥국생명 바실레바도 수준급 댄스 실력자

지난주 V리그 최고화제는 한국전력의 용감한 선택이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외국인 선수 밀로스 큘라피치를 8일 밤 비행기로 돌려보내더니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레안드로 비소토를 영입했다고 10일 발표했다. 4라운드부터 V리그에 등장할 비소토는 키 212cm의 라이트 공격수로 아가메즈(현대캐피탈) 마이클(대한항공)에 뒤지지 않는 기량을 가진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배구계는 새로 온 선수의 이름에 먼저 놀라고 한국전력이 이번 시즌 보여준 2번의 과감한 결정에 박수를 치고 있다. 김상우 KBS 해설위원은 “이렇게 팀을 위해 투자해줘 배구인으로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구발전을 위한 투자에 인색하고 결정이 빠르지 않아 진정한 프로팀이 아니라는 지적도 많이 받았던 한국전력은 이번 시즌 환골탈태가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줬다.


● 맺어질 인연은 언젠가 맺어진다

비소토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국전력이 영입을 고려했던 후보 가운데 한 명.

아가메즈와 마이클, 비소토가 영입 리스트에 있었다. 타 구단보다 빨리 움직여 접촉했으나 당시 한국의 정치적 상황이 좋지 못했다. 북한의 핵 위험에 놀란 아가메즈는 전쟁을 무서워하며 한국행을 포기했다. 비소토는 해외에서 뛰다 고국 브라질의 새로운 팀과 막 계약을 맺은 뒤라 아쉽게 포기했다. 마이클도 이런 저런 이유도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야디엘 산체스였으나 기량미달이었다. 신영철 감독의 요구에 따라 시즌 개막 직전 선택한 교체카드가 밀로스였다. 신 감독이 중국리그에서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정보를 가져와서 접촉을 시작했다. 밀로스가 생각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데다 부상으로 출장이 어려워지자 신 감독은 3라운드부터 새로운 카드를 원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끌찌 탈출도 어렵다”는 감독의 SOS에 구단은 빠르게 움직였다. 구단주의 허락을 받아냈고 해외의 여러 소식통을 통해 선수를 물색했다. 유럽리그에 직접 가서 선수를 체크했으나 눈에 띄는 카드가 없던 차에 브라질 소속팀(RJX)에서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던 비소토가 레이더에 걸려 기적적으로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13일 입국한 비소토는 14일 메디칼테스트를 받은 뒤 계약을 맺는다. 취업비자 등 행정절차를 마치면 1월25일 안산에서 벌어지는 러시앤캐시전에 첫 선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전력이 4강에 나가기 위해서는 4∼5라운드에 8할 이상의 승률을 올려야 한다. 구단 관계자는 “4강보다는 한전가족과 팬들에게 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 용병은 착한 선수보다는 사고를 쳐도 잘 하는 선수가 최고

8일 밤 밀로스는 아내와 함께 고국 몬테네그로로 돌아갔다. 부상을 당해 제대로 뛰지 못하던 밀로스는 퇴출 며칠 전부터 자신의 운명을 짐작했다. 12월30일 시키지 않아도 강릉 앞바다에 뛰어들면서 투지를 보였던 밀로스는 심성이 착해 더욱 이별을 서러워했다.

신영철 감독과 면담을 통해 퇴출을 통고받은 뒤 사흘 동안 숙소에 혼자 머물며 눈물을 흘렸다. 구단은 떠나는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게 계약을 해지해 서로가 불만은 없다고 귀띔.

구단 관계자는 “밀로스가 정말 착한 선수인데…. 용병은 착한 선수보다 기량이 좋은 선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에 느꼈다. 우리로서는 밀로스가 어딜 가든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밀로스도 팀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는 것에 더욱 미안해했다”고 말했다.


● 바실레바의 ‘댄싱퀸’, 신사동 댄스여왕 김혜진

1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지는 V리그 올스타 전야제 이벤트 준비가 한창이다.

V-POP 페스티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바쁜 경기일정과 휴식시간 사이에 강남 신사동 CGV인근과 홍대 앞으로 모여들고 있다. 신사동에서 댄스훈련을 하는 선수는 흥국생명의 김혜진과 도로공사의 고예림 곽유화, 현대건설의 김주하 양효진 염혜선 김수지 조예진 등이다.

훈련을 지켜보는 KOVO 관계자에 따르면 김혜진이 가장 열정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신인 걸그룹 ‘LADIES CODE’와 콜라보레이션 댄스공연을 위해 지난 주 2차례 연습을 했고 이번 주 2차례 더 훈련할 예정이다. 운동선수답게 첫 합동댄스 때부터 리듬감을 잘 살려 이들을 지도하는 댄스 팀에서도 흡족해 한다는 후문이다.

‘빠빠빠’ 댄스를 보여줄 현대건설 5총사와 김혜진은 댄스와 함께 노래도 부른다. 유일한 외국인선수 출연자 바실레바는 16∼17일 서울 신림동에서 뮤지컬 팀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바실레바가 노래보다는 춤을 더 좋아해 레파토리도 ’DANCING QUEEN’으로 바꿨다. 우리카드 김정환 최홍석의 노래도 수준급이라고 합동공연을 하는 밴드에서 칭찬했다.

가장 힘든 선수들은 곽유화와 고예림이다. 비보이 그룹 T.I.P Crew와 댄스 퍼포먼스를 준비 중인데 팀의 막내다보니 원하는 만큼 시간을 내지 못하고 여기저기 눈치를 봐야 했다.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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