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히메네스-최준석(오른쪽). 스포츠동아DB
최준석은 타율 0.188 불과…벤치 대기중
김시진감독 “차라리 지금 슬럼프라 다행”
롯데는 우승을 선언한 2014시즌을 앞두고, 루이스 히메네스(32)와 최준석(31) 두 명의 중량급 타자를 데려와 타선 보강을 기획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가이드북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출신 좌타자 히메네스의 몸무게는 127kg, 두산에서 프리에이전트(FA) 영입된 우타자 최준석의 체중은 130kg이다. 좌우타석에 홈런타자를 데려와 중심타선의 파괴력을 키우겠다는 롯데의 의도는 6일 현재 극과 극의 성과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 롯데의 구세주 히메네스
이제 사직에선 히메네스가 타석에 등장하기만 해도 관중석에서 환호가 쏟아져 나온다. 특급스타들만 받는 기대감이다. 롯데에선 이대호(소프트뱅크) 이래 이런 타자가 없었다. 그 사랑에 화답하듯, 히메네스는 6일 사직 두산전에서 시즌 7·8호 홈런을 터뜨리는 등 5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연타석 홈런은 히메네스의 한국 데뷔 후 처음이다. 홈런은 공동 2위이며, 시즌 타율은 4할을 육박(0.395)하면서 단독 2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26점)은 2위이며, 장타율(0.753)은 1위, 출루율(0.490)은 3위다. 장타율 외에도 1위와 근소한 차이다.
더 놀라운 반전은 히메네스가 롯데의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하던 시점만 해도 롯데 내부에서조차 이런 괴력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체격과 달리 중장거리 타구만 날렸기 때문이다. 이에 박흥식 타격코치가 상체를 뒤로 젖혀 하체 힘이 실리도록 타격폼을 교정했는데 이것이 대박을 터뜨렸다. 박 코치는 “용병선수들이 대개 자기 고집이 강한데 히메네스는 영리하게 흡수하더라”고 공을 돌렸다.
‘히메네스 효과’로 롯데 타선의 힘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히메네스가 고비에서 물꼬를 터주자 부담감이 줄어든 나머지 타자들의 타격까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 FA 중압감에 눌린 최준석
반면 롯데가 4년 총액 35억원을 들여 영입한 최준석은 벤치에 앉아 있다. 6일까지 24경기에서 타율이 0.188에 불과하다. 3홈런 12타점이 있다곤 하나 기대치를 한참 밑돈다. 박 코치는 “연습 때 치던 것만큼만 해주면 될 텐데 FA라서 그런지 너무 보여주려는 마음이 강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장타 욕심이 커지다보니 바깥쪽 공에 대응이 잘 안 된다는 기술적 분석도 뒤따른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바깥쪽 공을 대처해야 좋아하는 몸쪽 공도 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최준석이 차라리 지금 슬럼프인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 “히메네스와 박종윤이 잘해주고 있다. 이들의 사이클이 떨어질 때 최준석이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일단 2군으로 내리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어차피 1군에서 뛰어야 될 타자이기에 대타로 뛰더라도 1군에서 감을 잡아야 된다는 생각이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