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나바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4월 20일을 기준으로 삼성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삼성은 4월 19일까지 5승9패로 5할 승부에서 -4를 기록했다. 순위는 7위까지 처졌다. 다만 류중일 감독은 느긋했다. “매미가 울면 치고 올라갈 것이다”고 선수들을 굳게 믿었다. 20일부터 타선에서 눈에 띄는 한 가지 변화가 생겼다.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7)가 1번타자로 등장했다. 류 감독이 마지막 카드라고 읊었던 나바로가 처음으로 1번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은 군 입대한 리드오프 배영섭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자원을 시험했다. 정형식이 개막전부터 1번을 차지했으나 부담감으로 씻지 못하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박한이와 김상수가 번갈아 기회를 얻었지만 신통치 않았다. 삼성은 경기를 풀어줘야 할 리드오프의 침체 속에 아쉬운 경기를 했다. 14경기 동안 4차례만 선취점을 뽑았고, 리드오프는 단 2차례에 그쳤다.
나바로는 4월 20일 마산 NC전에서 5타수 4안타 1득점 3타점의 맹활약으로 류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삼성 반등의 주역이다. 삼성은 공교롭게도 1번을 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지 않는 팀이 됐다. 23승5패1무로 승률이 무려 0.821에 달한다. 나바로는 손목 통증으로 2차례 경기를 걸렀지만 나머지 27경기에서 타율 0.361를 기록했다. 비록 27일 잠실 LG전에서 9회 역전패했지만 특히 11연승 포함 최근 12경기에서 타율 0.365, 출루율 0.477로 팀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강한 어깨와 센스로 수비에서도 만점 활약 중이다.
나바로는 입단 당시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루크 스캇(SK), 브렛 필(KIA), 호르헤 칸투(두산)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이름값에다가 부상한 내야수 조동찬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줬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그러나 나바로는 예상과 달리 한국무대에 빠르게 녹아들며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남기고 있다. ‘선두’ 삼성의 일등공신이다.
잠실|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