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감독이 직접 챙기는 ‘LG의 미래’ 임지섭

입력 2014-05-3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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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섭. 스포츠동아DB

임지섭. 스포츠동아DB

퓨처스 지속 등판 ‘제2의 장원준’ 만들기
직접 경기 관전도…“볼넷이 많다” 충고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투수. 3월30일 고졸신인으로 선발을 거두며 LG의 미래로 불리는 임지섭(19·사진)은 지금 잠실구장이 아닌 퓨처스리그에서 던지고 있다.

양상문 LG 감독은 잠실에서 삼성과 경기를 앞둔 28일 오전 경기도 화성베이스볼 파크에 다녀왔다. LG 퓨처스팀과 화성 히어로즈(넥센 퓨처스)의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감독들은 종종 인근에서 퓨처스경기가 열리면 직접 선수들을 보기위해 경기장을 찾곤 한다. 그러나 어지간히 부지런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정이다. 오후 2시 반부터 밤 10시 이후까지 1군 경기를 준비하고 직접 지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임지섭은 화성 히어로즈와 경기에 선발등판했다. 결과는 2이닝 9실점. 17타자를 상대로 볼넷을 7개나 내줬다. 홈런 2개 포함 안타는 4개를 허용했다. 기자가 “많이 맞은 것 같다”고 묻자 양 감독은 빙그레 웃으며 “맞기도 맞았지만 볼이 많았다”고 했다.

유망주를 1군 주축 선수로 키우는 방법은 2가지다. 1군에 데리고 있으면서 무조건 기회를 주며 참고 기다리는 방법과 퓨처스리그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방법이 그것이다.

양 감독은 2004년 롯데를 이끌 때 고졸 신인 장원준을 1군 33경기에 등판시켰다. 3승 8패 1홀드 방어율 5.63으로 좋지 않았지만 이듬해인 2005년에도 1군에서 중용했다.

그러나 임지섭은 다른 방법을 택했다. 양 감독은 “볼넷이 많다. 공을 던질 때 팔을 더 올리면 더 정확한 투구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그 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임지섭에게 퓨처스에서 계속 선발을 맡길 예정이다. 목표 이닝, 승패와 관계없이 볼넷을 최소화하며 타자와 승부하는 법을 더 많이 훈련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줬다.

유망주 투수가 1군에서 망가지는 경우는 대부분 안타와 홈런이 아닌 볼넷에 있다. ‘홈런도 공에 힘이 있어야 맞는다’는 말이 있지만 연이은 볼넷은 핑계가 있을 수 없다. 더 느리겠지만 실패 확률도 그만큼 적은 길을 택한 이유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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