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시안컵? 축구협회·홍명보감독 부담만 가중

입력 2014-07-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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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왼쪽 끝)이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대표팀 감독에 대한 유임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일문일답을 통해 유임 배경과 월드컵 참패에 따른 책임 소재 등에 대해서도 밝혔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진퇴양난에 빠진 대한축구협회

일각에선 차기 월드컵까지 임기연장 주장 불구
아시안컵까지 실패땐 정몽규체제에도 큰 부담

대한축구협회는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아쉬운 성적을 낸 홍명보(45) 감독이 계속 축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고 3일 공식 발표했다. 한국축구는 이번 월드컵에서 1무2패, 조 최하위(4위)로 일찌감치 탈락했다. 선수단장으로 대표팀과 동행했던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은 이날 “홍 감독에게 실패를 거울 삼아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잘해주길 당부했다. 계속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홍 감독의 재신임을 둘러싼 여론은 여전히 팽팽하다. 온라인이 중심이 된 각종 축구게시판에선 거센 비난이 일고 있지만, 국내 최대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의 발표는 달랐다. 최근 이틀(1∼2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667명을 대상으로 홍 감독의 거취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한국갤럽은 “전체 응답자 중 52%가 유임에 찬성했다. 사퇴 의견은 31%였고, 17%는 답변을 유보했다”고 전했다.

사실 유임이든, 경질이든 축구협회와 홍 감독은 당분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국면이다. 이번 대표팀은 5월 월드컵 체제로 본격 돌입할 때부터 유독 여러 잡음을 낳았다. 특정 선수들을 중용하는 것처럼 비쳐진 ▲최종 엔트리 선발 ‘의리 논란’ ▲플랜B 없는 전술적 한계 ▲위기관리 실패 등 축구에서 불거질 수 있는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나타났다.

그래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허정무 부회장이 나선 3일 기자회견의 핵심 쟁점 중 하나도 ‘책임론’이었다. 이에 허 부회장은 “아직 정확한 대회 분석이 나오지 않았다. 준비부터 끌날 때까지의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정밀히 분석해 개선법을 찾겠다”고 말했고, 이어진 ‘(감독이 아니라면) 축구협회는 누가 책임을 지느냐’에 대해선 “이 시점에 당장 누가 책임을 진다기보다는 모든 상황을 분석한 뒤 어떤 게 가장 최선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본다. 원인 분석부터 향후 비전까지 준비하겠다. 지금껏 모든 책임을 감독이 안고 그만두는 형태로 많은 시간을 허비해왔다. 물론 책임질 건 분명히 져야 한다. 다만 향후 발전 방안을 모색한 다음의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일각에선 축구협회와 홍 감독이 모두 이번 결정으로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축구협회가 모든 것을 끌어안은 모양새의 유임 결정에 따라 내년 1월 아시안컵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번 월드컵처럼 터무니없는 성적을 내거나 부진이 거듭될 경우,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 회장 취임 2년째를 맞은 정몽규 축구협회장도 자칫 더 부정적인 국면에 처할 수 있다.

일단 축구협회는 ‘포스트 아시안컵’에 대해 여운을 남겼다. 일부 축구인들은 “아시안컵을 홍 감독 명예회복의 장으로 삼을 바에야 차라리 1년 남은 계약기간을 늘려 2018러시아월드컵까지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월드컵에 이어 아시안컵마저 실패하면 홍 감독은 훨씬 더 위축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잔류가 어렵다. 허 부회장은 “단기적으로 9월 인천아시안게임과 내년 아시안컵, 길게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러시아월드컵을 내다본다. 급박하게 서두르지 않도록 미리 (모든 상황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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