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언제쯤 ‘니퍼트 트라우마’ 극복할까

입력 2014-07-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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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두산 니퍼트(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지난번에 깰 수 있었는데 말이야.”

삼성 류중일 감독이나 삼성 선수들에게 두산 외국인투수 니퍼트(33)는 넘기 힘든 거대한 산과 같다. 한번이라도 제대로 깨고 싶은데, 그럴 때마다 더더욱 일이 꼬인다. 한마디로 니퍼트는 꿈에라도 나타날까 두려운 ‘악몽’과 같은 이름이다.

삼성은 휴식 후 4일 잠실 두산전을 치렀다. 두산 선발투수는 ‘삼성 킬러’ 니퍼트. 이날 경기 전까지 니퍼트는 한국무대에 들어온 2011년 이후 삼성전에서만 15경기에 등판해 11승을 올렸다. 지난해 개막전인 3월 30일 대구 삼성전 선발등판 이후 한번도 지지 않고 6연승 무패 가도를 달렸다. 거꾸로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부임한 2011년 이후 3년 연속 우승을 했지만, 니퍼트만 만나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3년간 유일하게 니퍼트가 삼성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경기는 2012년 8월 18일 잠실 경기(6이닝 3실점)였다.

삼성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6연패를 당했지만 다시 한번 니퍼트를 패전을 안길 뻔한 경기가 있었다. 가장 최근에 만났던 6월 13일 대구 경기였다. 당시 삼성 타선은 7회까지 삼진 9개를 당했지만 4점을 뽑아내며 니퍼트를 패전 직전으로 몰고 갔다. 특히 1-2로 뒤진 6회에 나바로가 니퍼트를 상대로 동점 솔로홈런을 치고, 7회에 최형우와 박석민이 니퍼트에게 연속 솔로홈런을 뽑아내면서 4-2로 역전해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8회초 안지만이 칸투에게 3점홈런을 내주면서 재역전을 당했고, 결국 4-6으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류 감독이나 삼성 선수들은 그날 이후 니퍼트 얘기만 나오면 “그때 깰 수 있었는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그만큼 니퍼트에겐 승리를 거두기 힘들다는 푸념과도 같다.

그리고 이날 잠실에서 니퍼트를 상대하게 됐다. 선두 독주를 거듭하고 있는 삼성이지만, 이날 필승 의지는 더욱 강했다. 그러나 또 다시 니퍼트를 승리투수로 만들어주며 4-5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0-2로 뒤진 2회초에 최형우가 솔로홈런(시즌 21호)을 날리며 니퍼트를 압박하고, 2-5로 뒤진 8회초에 나바로가 2타점 적시타를 치며 1점차로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굳이 위안을 찾자면 그나마 최근 2경기 연속 니퍼트를 상대로 4점을 뽑아냈다는 사실이었다.

니퍼트는 7.1이닝 6안타(1홈런) 8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8승(4패)째를 수확했다. 자신의 시즌 승수 절반을 삼성에게 거뒀다. 반면 삼성은 이날 패배로 시즌 22패(44승2무)째를 기록했다. 그런데 팀 패전의 18.2%를 단 한 명의 투수 니퍼트에게 당한 셈이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니퍼트에게 7연패에 빠졌고, 통산 1승12패를 기록하게 됐다. 천하무적 삼성에게도 천적은 있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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