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V4…한국야구 환희와 눈물의 추억] 예선 4경기 무실점…6전 전승으로 AG 2연패

입력 2014-09-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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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이 이끈 2002부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은 6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 직후 야구대표팀이 태극기와 응원 플래카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 2002 부산아시안게임

야구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것은 1994히로시마대회였다. 당시 한국은 대학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꾸려 대회에 나섰지만 결승전에서 일본에 5-6으로 패하면서 초대 챔피언 등극의 꿈이 무산됐다. 이후 1998방콕아시안게임에서 한국야구사상 최초로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가 혼합된 드림팀을 구성해 첫 금메달을 수확했고, 2002부산아시안게임과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 3차례 금메달을 획득했다. 2006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 스포츠동아는 아시안게임 사상 4번째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 한국야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1998방콕아시안게임부터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 4회에 걸쳐 환희와 눈물의 순간들을 더듬어본다.


MLB 마이너리그 선수로 구성 대만과 결승
4-3에서 송진우 무실점 마무리로 승리지켜

한국 야구대표팀은 1998방콕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해외파 박찬호와 김병현 등이 포함된 ‘원조 드림팀’을 꾸렸다. 4년 뒤인 2002년, 아시안게임이 열린 장소는 바로 한국의 부산.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였으니, 당연히 이번에도 프로야구 최정예 멤버로 구성된 대표팀이 출범했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김인식 두산 감독이 사령탑으로 선임됐고, 40대의 패기를 앞세운 김재박 현대 감독과 김성한 KIA 감독이 각각 주루와 타격코치를 맡아 김인식 감독을 보좌했다. 아마추어에서는 방콕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끌었던 인하대 주성로 감독이 코치로 참여했다.


● 한국의 호적수는 역시 대만과 일본

이 대회에는 한국, 일본, 대만, 중국, 필리핀 등 5개 나라가 참가했다. 풀 리그로 예선을 거친 뒤 최하위 팀이 탈락하고 4개팀이 준결승 토너먼트를 치르는 형식이었다. 중국과 필리핀은 한 수 아래의 팀으로 여겨졌지만, 전통적으로 라이벌이었던 대만과 일본은 충분히 위협적인 상대였다. 대만은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소집해 만만치 않은 전력의 팀을 꾸렸고, 일본은 프로야구 1.5군의 2∼3년차 젊은 선수들과 사회인야구 선수들 가운데 최고의 실력파들을 불러 모았다.


● 예선리그 4경기 무실점, 준결승서 중국 꺾어

그러나 한국이 가장 강한 팀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예선리그 4경기 내내 마운드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승부가 계속됐다. 10월 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예선 1차전에서는 중국을 상대로 8-0의 완승을 거뒀다. 중국 마운드가 한국 프로야구의 최강 타선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호적수로 여겨졌던 대만과의 2차전도 예상 외로 쉽게 끝났다. 경기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하면서 7-0으로 승리. 참가국 가운데 최약체인 필리핀을 상대로는 15-0으로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타선이 2루타 9개를 포함해 총 22안타를 몰아쳤다. 일본과의 4차전에서도 9-0으로 싱겁게 이겼다. 선발 송진우가 좌타자 여러 명이 포진한 일본 타선을 5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김동주가 대표팀의 대회 첫 홈런을 터트리며 무력시위를 했다. 4전 전승으로 진출한 준결승전 상대는 다름 아닌 중국. 예상 외로 선발 김진우가 3회까지 2점을 내주고 일찌감치 물러났지만, 타선이 6회와 7회 역전에 성공하면서 7-2로 승전보를 울렸다. 이제 금메달까지 남은 건 대만과의 결승전뿐이었다.


● 살얼음판 결승전 승리로 6전 전승 완성

결승전은 예선리그와 달랐다.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다. 앞선 5경기에서 활활 타올랐던 타선이 대만의 강속구 투수들 앞에서 침묵했다. 한국은 2회말 선취점을 뽑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대만 타선은 3회초 곧바로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2득점하며 역전했다. 한국도 다시 힘을 냈다. 4회말 1사 후 홍성흔의 우중간 2루타로 물꼬를 튼 뒤 박진만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2루서 김종국이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적시 2루타를 쳐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때부터 경기의 흐름은 한국 쪽으로 넘어왔다. 이종범의 볼넷으로 다시 1사 만루가 이어진 뒤 장성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추가했고, 계속된 만루 상황에서 이승엽 타석 때 대만 투수 린위에핑이 폭투를 던져 3루주자 김종국이 홈을 밟았다. 한국은 8회초 대만에게 추가점을 내주며 쫓기는 듯했지만, 마무리로 등판한 송진우가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1점차 승리를 지켰다. 결국 피 말리는 4-3 역전승이 완성됐다. 한국은 그렇게 6전 전승으로 아시안게임 2연패를 확정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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