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마법 같은 벙커샷에 갤러리들도 감탄

입력 2014-09-19 1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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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 사진제공|KLPGA

18번홀 그린 옆 벙커에서 친 공 잠깐 멈췄다가 홀 안으로 쏙
보기에 신경 쓰다보면 손해, 긍정마인드 덕분에 버디도 많아져

“역시 김효주다. 대단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하고 돌아온 김효주의 명품샷을 감상한 갤러리들의 반응이다.

김효주는 19일 경기도 안산 대부도 아일랜드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메트라이프 KLPGA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2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공동 9위에 자리했다. 허윤경(24·SBI)은 이날만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며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로 단독 선두가 됐다.

프랑스 원정의 여독이 덜 풀렸던 탓일까. 김효주는 이날 몇 번의 버디 기회에서 퍼트를 놓치는 등 작은 실수가 나왔다. 그러나 팬들에게만큼은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효주는 보기로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12번홀(파3)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안정을 찾았다. 13번홀(파4)에서는 그린 밖에서 친 칩샷을 홀에 집어넣는 집중력도 보였다.

후반 들어서도 좀처럼 퍼트 감각은 되살아나지 않았다. 2번(파4)과 4번홀(파5)에서 버디를 기록했지만, 5번홀(파3)에서 다시 보기를 적어내는 불안한 모습이 반복됐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지만 마지막 18번째홀(9번홀)에서 김효주의 명품샷이 터졌다. 페어웨이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져 보기 위기를 맞았다. 홀까지 약간 내리막 경사인 탓에 가까이 붙이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김효주는 달랐다. 벙커에서 친 공이 홀 앞으로 굴러가더니 잠깐 멈춘 뒤 마술을 부리듯 홀 안으로 떨어졌다. 마법 같은 벙커샷에 갤러리들은 “역시 김효주다”라며 환호했다.

2라운드를 끝낸 김효주는 “요즘 드라이브나 아이언 샷에 비하면 퍼트가 조금 약한 건 사실이다. 먼 거리에서 3퍼트를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짧은 거리에서도 욕심을 내다 3퍼트를 하는 일이 많다. 그나마 보기보다 버디가 더 많이 나와 다행이다”라고 위안했다.

퍼트 난조에도 이날 2타를 더 줄일 수 있었 또 다른 힘은 ‘긍정’이다. 김효주는 “보기를 하고 난 뒤에는 빨리 그 홀에 대해 잊으려고 노력한다. 지나간 홀이기에 신경을 쓰다보면 다음 플레이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그렇기에 지난 홀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쓰려고 노력한다”면서 “예전에는 보기를 1개만 기록해도 화가 많이 났는데 이제는 그럴수록 나만 손해라는 걸 알게 됐다. 빨리 잊는 게 정답이다”라고 말했다.

안산|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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