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의 400m ‘세계 챔프’ 전쟁이다

입력 2014-09-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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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스포츠동아DB

박태환. 스포츠동아DB

■ 박태환·쑨양 올림픽 챔피언, 하기노 지난 세계선수권 은메달

박태환 시즌 랭킹 1위 “전략적으로 준비”
쑨양 亞최고기록 보유…엄지 부상 변수
3관왕 日 하기노 강력한 경쟁자 급부상

인천에서 세계대전이 벌어진다. 23일 문학 박태환수영장에선 2014인천아시안게임 최고 빅매치로 꼽히는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이 펼쳐진다.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은 2007멜버른세계선수권·2008베이징올림픽·2011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중국의 수영스타’ 쑨양(23)은 2012런던올림픽·2013바르셀로나세계선수권에서 정상에 섰다. ‘일본의 샛별’ 하기노 고스케(20)는 2013세계선수권에서 쑨양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한 다크호스다. 특히 이번 대회에선 21일 남자 자유형 200m, 22일 남자 개인혼영 200m와 계영 800m에서 3관왕에 오르며 벌써부터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 자유형 400m는 아시아 수준을 넘어 사실상 세계챔피언을 가리는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태환, 쑨양, 하기노는 한·중·일 삼국의 자존심을 걸고 격돌한다. 특히 21일 자유형 200m에서 하기노에게 일격을 당한 박태환과 쑨양은 절치부심하며 400m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태환은 22일 계영 800m에서 남기웅(동아대), 양준혁(서울대), 정정수(서귀포시청)와 호흡을 맞춰 7분21초37의 한국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 외부 연락 끊고 AG 준비한 마린보이, 400m는 전략 싸움!

박태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족을 제외한 모든 지인과 연락을 끊었다. 그만큼 대회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200m에선 동메달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첫 경기를 마친 그는 전담팀 구성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다. 심리적으로 쫓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대회 준비 과정에서 함께 고생한 동료들을 먼저 돌아본 것이다. 박태환의 매니지먼트사 팀GMP 관계자는 22일 “400m에선 특히 작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략적 측면을 잘 준비할 것이다. 쑨양의 부상에 대해선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비록 200m 아시안게임 3연패에는 실패했지만, 박태환은 여전히 세계적 수영 스타다. 글로벌 수영용품 브랜드인 스피도는 조만간 박태환이 직접 영어로 설명하는 홍보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미 대회 이전에 촬영을 마쳤다. 공개 시점은 400m 경기 직후로 보인다. 400m 경기가 세계적 매치임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 쑨양, ‘왼손 엄지 부상’ 변수

쑨양은 자유형 400m 아시아기록(3분40초14) 보유자다. 박태환의 개인최고기록은 3분41초53이 뒤진다. 그러나 시즌랭킹 1위 기록(3분43초15)은 박태환의 몫이다. 23일 대결의 변수는 쑨양의 몸 상태다. 쑨양은 21일 자유형 200m 경기 후 “터치패드를 찍는 과정에서 왼손 엄지를 다쳤다”고 털어놓았다. 엄지는 물을 잡아당겨 추진력과 부력을 얻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영대표팀 안종택 감독은 22일 “오늘 쑨양의 엄지를 보니 부어 있었다. 내일이면 붓기가 빠지면서 통증은 더 심해질 수도 있다. 레이스에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신화통신은 22일 “쑨양이 오늘 계영 800m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쑨양은 200m 경기 직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새벽 2시 넘어서야 선수촌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진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충분한 휴식을 위해 계영을 건너뛴 것으로 보인다. 장야둥 코치는 ‘쑨양이 아시안게임 전 경기에 불참할 것’이라는 보도를 부인하며 “그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강한 선수는 불리한 상황에서 더 성장한다”고 밝혔다.


● 코터렐 코치, 쑨양 캠프 합류할 듯

박태환 측에선 400m 경기를 앞두고 쑨양의 코치인 데니스 코터렐(호주)이 입국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코터렐은 ‘호주의 장거리 스타’ 그랜트 해켓을 키워낸 세계적 지도자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시점부터 쑨양을 조련해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쑨양의 호주전지훈련에서 호흡을 맞췄지만, 21일 200m 경기에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는 쑨양의 중국 내 훈련을 총괄하는 장야둥 코치가 동행하고 있다. 코터렐의 합류는 400m 경기의 중요성을 대변한다. 박태환의 전담코치 마이클 볼(호주)은 자신의 30년 지기인 코터렐과 광저우아시안게임, 상하이세계선수권, 런던올림픽에 이어 또 한번 지도자 대결을 펼친다.

인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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