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환. 스포츠동아DB
FA 선언 후 받아주는 팀이 없어 고립무원 상태에 빠졌던 두 선수는 일단 미아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1월15일 SK의 캠프가 시작되는데 더 이상 버티다간 2015시즌 자체를 망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컸을 것이다.
그러나 FA 대박 꿈이 물거품이 됐고, 우선협상기간 SK의 첫 제시조건보다 훨씬 못한 조건으로 사인할 수 없었던 데 따른 허탈함은 가눌 길이 없다. ‘과연 SK가 나를 필요로 하는 것인가’라는 불안한 의구심이 생기며 자존심에 상처도 입을 수밖에 없다.
애써 계약을 한 SK 입장에서도 두 선수가 의욕을 잃고 새 시즌을 맞는 상황을 원하지 않을 터다. 팀 케미스트리 차원에서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SK 손차훈 운영팀장은 2일 “두 선수에게 ‘앞만 보고 가자’는 얘기는 해줬다”라고 말했다. 지금부터라도 잘해야 2016시즌 계약이 보장될 수 있다는 얘기다. 손 팀장은 “동기부여를 위해서 옵션을 걸어놓을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이상은 SK도 어떻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이 기본원칙이었다. FA로 우선협상기간에 SK의 잔류제안을 거절한 것에 대한 책임까지 면제해주긴 힘들다는 것이 구단 전체의 관점이다.
손 팀장은 “두 선수는 SK의 미국 플로리다 캠프 명단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5일 소집 이후 선수들 몸 상태를 점검하겠다. 몸이 안 만들어져 있으면 캠프 출발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트레이드설에 관해선 “아직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