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히터 컴백 서동욱, 진짜 넥센 옷 입다

입력 2015-03-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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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서동욱(오른쪽)은 애리조나에서 누구보다 성실히 훈련에 매진했고, 오키나와에서 6번의 연습경기에 출전해 홈런 3개를 때려냈다. 스위치히터로 다시 돌아올 그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10kg 불린 몸무게…장타력 업그레이드
염 감독 “올 시즌 기대되는 선수중 한명”

타석선 보기 드문 스위치타자. 수비선 내야수 1루수 외야수 포수. 복잡한 길을 걷던 넥센의 멀티자원 서동욱(31)이 자기 몸에 맞는 ‘진짜’ 넥센 옷을 입었다.

서동욱은 눈빛부터 달라졌다. 훤칠한 마스크에 몸은 더욱 단단해졌다. 겨우내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며 몸무게를 10kg 가까이 불렸다. 102kg으로 넥센 선수 가운데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일찍부터 감지됐다. 애리조나에서 누구보다 성실히 훈련에 매진했고, 오키나와의 2차 캠프에서 6차례 연습경기에 출전해 3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냈다. 스위치히터로 돌아와 오른 타석에서 1개, 왼쪽에서 2개를 쳐냈다. 그는 작년 잠시 스위치히터를 내려놓기도 했지만 다시 본업을 찾았다. 사실 그는 LG시절(2008년) KBO 사상 첫 한 경기 좌우 연타석 홈런을 때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염경엽 감독은 “(서동욱은)새 시즌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 가운데 하나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서동욱은 2003년 2차 1라운드를 지명 받고 KIA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어느새 서른을 훌쩍 넘겼고, 여전히 자신의 한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2013년 LG 시절 포수 최경철과 맞트레이드되면서 지금의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2년차 징크스로 부진했던 서건창을 대신해 잠시 역할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작년 외야수 비니 로티노가 들어오면서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이미 내야와 1루, 외야용 글러브를 챙겨가지고 다니며 많은 포지션을 맡았지만 포수 글러브가 하나 더 늘었다. 넥센이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포수 마스크까지 써야 했다. 서동욱은 혼란을 겪었고, 절실함을 꺼내들었다.

체력적인 준비를 잘 했다. 무엇보다 정신적인 성숙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염 감독은 “애리조나에서 면담을 가졌는데 먼저 뭘 준비해야 하는지 묻더라. 전에 없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넥센 관계자의 이야기도 비슷하다. “자세부터 많이 달라졌다. 적극적이고 하려는 의지가 강해졌다”고 했다. 염 감독은 방망이를 주문했다. “더욱 강한 타구를 날려보라”고 강조했고, 땀의 결실이 무르익고 있다. 올 시즌 2루와 1루, 그리고 외야 순으로 백업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서동욱은 “팀 사정상 처음부터 주전은 힘들고, 백업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전들이 긴장해야 할 것이다. 도전장을 내밀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전과 달라진, 진짜 서동욱이 나타난 것이다.

오키나와(일본)|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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