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U대회] 금빛 연기 손연재 ‘여왕의 미소’

입력 2015-07-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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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는 사상 첫 U대회 개인종합 금메달을 획득하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메달권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사진제공|광주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

■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U대회 개인종합 금메달…리우올림픽 메달 청신호


전날 볼·후프 이어 리본·곤봉도 18점대
전 종목 1위로 결승 진출 ‘다관왕 예감’


“메달보다 준비한 연기를 잘 풀어내고 싶다.”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를 향한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의 당찬 출사표였다. 그리고 약속을 지켰다. 공들인 프로그램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한국리듬체조 사상 첫 U대회 개인종합 금메달을 따내며 9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에 대한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한편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메달권 진입 가능성을 드높였다.

볼 종목 은메달, 개인종합 6위에 머문 2년 전 러시아 카잔U대회와는 달랐다. 한층 성숙해진 손연재는 12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2일째 경기에서 개인종합 1위를 달성했다. 그룹B 12번째 연기자로 나선 그녀는 리본 18.050점, 곤봉 18.350점을 얻어 전날(11일) 볼(18.150점)과 후프(18.000점)를 포함한 4종목 합계 72.550점으로 종합 1위에 올랐다.

시작부터 피날레까지 포디움에서의 모든 동작은 완벽에 가까웠다. 아돌프 아담의 발레곡 ‘르 코르세르(Le Corsarie)’ 선율에 맞춰 리본에 도전한 손연재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표현력으로 8000여 관중을 매료시켰다. 델라 댑의 재즈·포크곡 ‘치가니(Cigani)’에 맞춘 곤봉에서도 거의 흔들리지 않았다. 리듬과 생동감 넘치는 스텝에서 여유를 보이더니 곤봉을 머리 위에 올려놓는 앙증맞은 마무리 리드믹스텝에선 승자의 확신이 느껴졌다.

연기를 끝낸 손연재가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손 키스를 날리고 옐레나 리표르도바(러시아) 코치와 포옹하자, 우승을 확신한 관중은 기립해 “손연재”를 연호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올해 제천 아시아선수권에 이은 최근 주요 대회 타이틀 싹쓸이였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 가운데 첫날 유일하게 18점대 고득점을 찍어 분위기를 탄 손연재는 경쟁자들을 손쉽게 따돌렸다. 2위 간나 리자티노바(71.750점·우크라이나)와의 격차는 0.800점이었다. 세계랭킹 1·2위를 다투는 마르가리타 마문, 야나 쿠드랍체바(이상 러시아)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불참했지만 정상급 동유럽 강자들과의 경쟁을 극복하며 면역력을 높였다.

전 종목 1위로 종목당 상위 8명이 겨루는 종목별 결승(13일)에 올라 다관왕을 노리게 된 손연재는 “생각지 못한 금메달이다. 실수도 했는데, 내가 준비한 걸 다 풀어내겠다는 생각이었다. 침착하려 했다”며 “아직 멀었다. 올림픽이 얼마 안 남았는데 스스로 목표한 18.500점을 향해 정진하겠다. 종목별 결승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앞서 연기한 이다애(21·세종대)는 리본 14.900점, 곤봉 16.400점, 볼 15.375점, 후프 16.400점 등 합계 63.075점으로 개인종합 14위에 올랐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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