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 도박 ‘아마 불감증’도 문제

입력 2015-09-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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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선형. 스포츠동아DB

■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이 주는 교훈

아마선수 교육 필요성·경각심 일깨워
김선형, 2년 전 스포츠 도박 자진신고
KBL, 향후 징계시 ‘정상참작’ 가능성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8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현역 남자프로농구선수 11명 가운데 대다수는 대학 시절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통해 베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는 프로에 데뷔한 이후에도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사이버수사대는 9일 이번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프로선수들뿐 아니라 대학에 재학 중인 아마추어선수들도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또 자진신고의 중요성도 일깨웠다.


●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하면 언제든 처벌!

축구 등 일부 종목에선 대학이나 고교에 재학 중인 아마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사실이 밝혀져 처벌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농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 눈여겨볼 대목은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선수들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이 아닌 상습도박 혐의로 입건됐다는 점이다. 이미 프로에 데뷔했지만, 이번에 불구속 입건된 11명은 과거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이력 때문에 당분간 코트에 설 수 없게 됐다. 한 번 발을 담그면 법망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화된 사례다.

2011년 축구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을 때 종목을 불문하고, 대학에 재학 중인 운동선수들이 심심치 않게 스포츠 관련 베팅을 한다는 루머가 돌았다. 그 같은 소문이 이번에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대학스포츠 관계자들과 지도자들도 향후 선수 교육에 훨씬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뿐 아니라 중·고교 운동선수들에게도 불법 스포츠 도박 방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진신고도 중요하다!

각 프로스포츠단체는 승부조작, 불법 스포츠 도박과 관련해 자진신고를 받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자진신고를 통해 승부조작의 유혹을 뿌리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도 자진신고의 중요성이 드러났다. SK 김선형의 경우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주도 하에 진행된 현역 프로선수 실태조사에서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을 했던 적이 있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 중 김선형을 제외한 10명은 자진신고한 내역이 없다는 것이 KBL의 공식 발표다. KBL은 향후 징계 결정 시 김선형에 대해선 정상참작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선수들은 신인선수 오리엔테이션과 KBL 부정방지교육 때 손을 들어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이나 합법적 스포츠토토를 한 사실을 시인했고, 자진신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13년 KBL이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신고한 내역은 없었다.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운동에만 몰두하는 선수들이 실태조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을 수 있다. 구단 관계자들이 직접 나서서 선수들이 정확하고 정직하게 신고하도록 도와야 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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