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한국시간)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승제) 4차전에서 6-4로 승리한 시카고컵스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1945년 WS 이후 시작된 ‘염소의 저주’
저주 풀고 107년만에 우승 이룰지 주목
영화가 현실이 될까. 1989년 개봉한 ‘백 투 더 퓨처 2’에선 2015년 월드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가 우승한다. ‘염소의 저주’를 깨고 10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이 30년 뒤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 확인한 ‘놀라운 미래’였다.
컵스가 ‘백 투 더 퓨처’의 기운을 받고 ‘가을 좀비’ 세인트루이스를 제압했다. 14일(한국시간)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승제) 4차전에서 6-4로 승리했다. 마무리투수 엑토르 론돈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순간, 리글리 필드는 컵스 팬들과 선수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컵스가 2003년 이후 12년 만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것이다.
‘백 투 더 퓨처’가 예상한 현실과 가장 동떨어진 일로 평가받았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다. 시즌 초만 해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도 쉽지 않아 보였던 컵스는 8월부터 파죽지세로 연승을 달리며 와일드카드 경쟁팀인 샌프란시스코를 제쳤다. 막판 페이스는 놀라웠다. 97승65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3위(0.599)에 올랐지만, 공교롭게도 지구 1∼3위가 메이저리그 승률 1∼3위를 차지하는 불운을 맛봤다.
컵스는 1945년 월드시리즈 이후로 ‘염소의 저주’에 시달렸다. 마지막 우승이었던 1908년 이후 7번째 월드시리즈 4차전, 광적인 컵스 팬 빌리 사이아니스가 자신의 이름을 딴 염소 빌리를 데려왔다 입장을 거부당했고, 그가 “컵스가 시리즈에서 패배하고, 다시는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2승1패로 앞서던 컵스는 4차천 패배를 시작으로 5차전과 7차전을 내주고 준우승에 그쳤다. 그의 말대로 이후 월드시리즈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하기를 반복하던 컵스는 2011년 말 ‘밤비노의 저주’를 풀고 2004년 보스턴에 우승을 안겼던 테오 엡스타인 단장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장기적 관점으로 리빌딩을 진행한 엡스타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만년 약체 탬파베이를 월드시리즈로 이끈 조 매든 감독까지 데려왔다. 둘의 궁합은 첫 시즌부터 성공적이었다. 엡스타인이 FA 최대어였던 존 레스터를 데려오는 등 훌륭한 재료들을 선사했고, 매든은 그라운드에서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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