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특집] 정재은 “팬들 꾸준한 사랑에 행복…꼭 우승으로 보답할게요”

입력 2016-03-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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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 10년 차를 맞은 정재은에게 지난해부터 시작한 일본투어 생활은 골프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정재은은 “팬들의 응원에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먼싱웨어

■ JLPGA 한류 골프스타 정재은

지난해 한·일대회 병행하며 최고의 한 해
깔끔한 필드패션…日 골프잡지 단골손님
“패션 뿐 아니라 성적으로 인정받고싶어요”


프로 10년 차를 맞은 정재은(27·비씨카드)은 지난해 골프인생에 전환을 맞았다. ‘우물 안 개구리로 남지는 말자’는 마음으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의 문을 두드렸다. 걱정으로 시작한 일본무대였지만 알찬 성적을 거둔 정재은은 당당히 ‘한류스타’로 인정받고 있다.


● 천천히 기다리면서

2015년 정재은은 쉬지 않고 달렸다. 일본에서 21개 대회(상금랭킹 35위·2769만848엔)를 뛰었고, 한국에서도 14개 대회(상금랭킹 40위·1억4014만3333원)에 출전했다. 살인적인 일정으로 몸은 천근만근이 됐고, 시즌 중 탈도 났다. 그래도 행복한 마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정재은에게 대회 출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이었다. KLPGA 정규투어 시드를 잃은 그는 2부 투어로 내려갔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꼬박 1년을 버텼다. 그렇게 다시 올라온 무대였기에 행복은 더 크게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병행하는 2중 생활 속에서도 그는 모두 시드를 유지해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일본투어 2년차에 접어든 정재은의 출발은 불안했다. 3월 초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JLPGA투어 다이킨오키드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컷 탈락했다. 두 달도 넘게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개막전을 기다렸기에 컷 탈락이라는 성적은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이내 제 자리를 찾고 있다. PRGR 레이디스컵 공동 21위에 이어 티포인트 레이디스 토너먼트 공동 22위에 오르며 안정을 찾았다. 정재은은 “긴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아직까지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작년에도 5월부터 샷 감각이 절정으로 올라왔다.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기회를 엿보겠다”며 걱정하지 않았다.


● 이보미·김하늘과 함께 한류 골프스타 예약

‘실력과 외모를 모두 겸비한 새로운 한류 골프스타.’

지난해 6월. 일본의 골프주간지 골프다이제스트는 JLPGA투어에서 맹활약 중인 이보미와 김하늘, 정재은을 중심으로 특집기사를 준비했다. 이보미, 김하늘과 달리 정재은은 국내 무대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유소연, 최혜용과 함께 여자골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뒤 프로로 전향했을 때만 해도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오랜 시간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면서 평범한 선수가 됐다. 대회 때마다 응원하는 팬도 많고 인터넷에서는 팬카페도 운영 중이지만 전인지, 박성현 등과 비교하면 조용한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달랐다. 데뷔 첫 시즌부터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단숨에 일본 골프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뛰어난 패션감각과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팬들이 먼저 정재은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언제부턴가 사인을 요청하고 선물을 주고 가는 팬도 생겨났다. 일본의 주간 골프다이제스트는 그런 정재은을 실력과 외모를 모두 겸비한 예비스타라고 전망했다.

그의 돋보이는 필드패션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늘 산뜻하고 깔끔한 필드패션을 선보이고 있는 정재은은 골프다이제스트를 비롯해 일본의 골프잡지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정재은은 “요즘엔 얼굴을 알아보는 팬들이 많아졌다. 사인을 받으러 와서 선물을 주고 가는 팬들도 있다. 얼마 전에도 카스테라와 인형 등을 선물로 받았다. 예쁘게 봐주시고 좋아하는 팬들에게 늘 감사하다”면서 “그러나 무엇보다 실력으로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올해는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은은 4월 첫 주까지 일본에서 투어 생활을 한 뒤 국내로 들어와 둘째 주 제주도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롯데마트여자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올해도 일본과 국내투어를 병행해야 하는 쉽지 않는 상황이지만 그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정재은은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뛰겠다”며 2주 뒤 국내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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