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석환. 사진제공|LG 트윈스

LG 양석환. 사진제공|LG 트윈스


‘첫 끝내기’ LG 양석환 “우리는 강해졌다!”

“4시간 반 동안 기다리면서 동료들이 ‘네가 끝내기를 치면 되겠다’고 말했는데 진짜 쳤네요.”
LG 양석환(25)에게 2016년 4월 1일은 잊지 못할 하루가 됐다. 그는 이날 잠실구장에서 9년 만에 열린 홈 개막전 끝내기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양석환은 4-4로 맞선 연장 12회 1사 2루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2B-2S에서 한화 6번째 투수 김민우의 높은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2루타를 때려냈다. 개막전 끝내기안타는 통산 9번째. 개막전 대타 끝내기 안타는 2008년 3월 29일 SK 정상호(현 LG)가 문학 LG전에서 친 끝내기홈런 이후 통산 2번째다.

양석환은 경기 후 “9년만의 홈개막전에서 승리해 기분 좋다”며 “지난해보다 한층 강화된 우리 팀의 모습이 나왔다. 이 기세를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끝내기안타를 친 상황에 대해서는 “주자가 득점권에 있어서 내가 끝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감독님께서 높은 공을 치면 안 된다고 해서 낮은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준비했는데 실투가 들어왔다. 사실 방망이 안쪽에 맞아서 정상수비였으면 평범하게 잡혔을 타구인데 한화 외야수들이 실점을 막으려고 전진수비를 한 상황이어서 운이 좋게 2루타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석환은 겸손하게 말했지만 주어진 한 타석에서 안타, 그것도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심지어 그는 한 타석을 위해 4시간30분을 벤치에서 대기해야 했다.

그래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양석환은 “8, 9회부터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대투수들이 강해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하더라”며 “동료들이 계속 대기하고 있는 나를 보고 ‘네가 끝내면 되겠다’고 그랬다. 나 역시 내가 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치게 됐다. 끝내기안타는 처음인데 중요한 경기에서 쳐 의미가 있다. 올 시즌 출발이 좋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기회가 얼마나 올지 모르겠지만 경기 후반에 대타로 나가 내 할 일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팀도 예전과 달리 뒤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올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