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의 ‘농군패션’과 배팅훈련

입력 2016-04-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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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이 2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농군패션’을 한 채 타자들과 타격훈련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김기태 감독이 2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농군패션’을 한 채 타자들과 타격훈련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팀 부진 속에 직접 분위기 메이커 자청
농군패션에 타격지도로 선수들 함박웃음


KIA 김기태 감독이 양말을 걷어 올리고 나타났다. 선수들은 김 감독 덕분에 미소를 머금고 훈련을 진행했다. 시즌 초반 부진에도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하는 김 감독의 노력이었다.

22일 사직구장.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김 감독은 유니폼을 빨간 양말 속으로 넣고 그라운드로 나섰다. 이른바 ‘농군 패션’이었다. 선수들은 김 감독의 스타일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서다 자신을 보고 미소 짓는 김다원을 향해 “그래, 너희가 즐거우면 난 좋다”며 활짝 웃었다.

KIA는 개막 이후 단 한 차례도 3연전 위닝시리즈(2승1패)를 가져간 적이 없다. 1승2패 혹은 우천취소를 포함해 1승1패를 한 게 전부다. 21일까지 시즌 성적은 6승9패로 ‘-3’을 기록 중이다.

순위도 9위에 머물면서 팀 분위기가 다소 무겁게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농군 패션은 흔히 침체에 빠진 팀이 분위기를 다잡으려고 하는 행동 중 하나다. 부진에 빠지면, 농군 패션 이후 선수단 ‘단체 삭발’로 이어지곤 한다.

그러나 김 감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KIA 선수단은 평소처럼 유니폼을 입었다. 김 감독의 농군 패션으로 분위기가 무거워진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김 감독은 더 이상 팀이 처지지 않게 하기 위해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했다.

타격 훈련 내내 김 감독은 배팅케이지 뒤에서 배트를 쥐고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김주형에게 손목을 이용하는 타격을 강조하면서 마치 ‘검사’처럼 배트를 손목으로 현란하게 돌리기도 했고, 타격훈련이 끝나가자 직접 배팅 케이지에 들어가기도 했다. 배팅볼을 칠 때 파울, 뜬공도 많이 나왔지만, 우측 담장 바로 앞까지 날아가는 타구도 나오는 등 현역 시절을 연상시킬 만한 날카로운 모습도 몇 차례 나왔다.



KIA는 김 감독의 노력에도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5-7로 패배했다. 시즌 첫 3연패다. 6회초 나지완의 3점홈런이 터지는 등 추격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사직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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