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얌전한 엄상백’은 없다

입력 2016-05-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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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엄상백. 스포츠동아DB

얌전한 투구 폼 시즌 초 부진 원인
“지저분한 공으로 5회 징크스 깬다”


kt 투수 엄상백(20·사진)은 조범현 감독이 팀의 미래로 선택한 핵심 유망주다. 잘 생긴 외모와 모범생 같은 바른 이미지로 젊은 여성팬도 많다. 지난해 28경기에서 방어율 6.66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지만 kt 코칭스태프는 성장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기용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엄상백은 꾸준한 근력운동을 통해 체중을 8kg 늘리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올 시즌 5경기 선발로 나와 2패만을 기록했다. 가장 안 좋은 부분은 단 한번도 5이닝 이상을 투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조 감독은 엄상백이 4월28일 두산전에서 4이닝 만에 6실점(5자책)하자 엔트리에서 제외한 뒤 “투구 폼이 너무 얌전하고 정직하다”며 차명석 투수육성 총괄코치에게 빠른 교정을 지시했다.

1군 무대에 다시 합류한 엄상백의 마음가짐은 남달랐다.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엄상백은 “얌전하게 던진다는 말을 머릿속에 계속 생각하며 더 지저분하고 날카로운 투구를 위해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엄상백의 장점은 사이드 암 투수로 공을 끝까지 숨기고 나오는 점이다. 시속 140km 초반에 머물고 있는 포심 패스트볼 속도를 더 끌어 올려야하는 점도 숙제다. 187cm의 큰 키를 갖고 있어 80kg 안팎 몸무게를 근육과 함께 더 늘리면 해결될 수 있다. 문제는 볼 끝이다.

엄상백은 “더 날카롭고 지저분한 공을 던지기 위해 투구 때 다리를 더 높이, 빨리 들었다 체중을 앞으로 이동시키는 훈련을 했다. 잘 던지다가도 5회만 되면 안타를 많이 맞고 있다. 굉장히 나쁜 점이다. 선발투수라면 6회, 7회, 8회까지도 던져야 한다. 얌전한 공이 아닌 지저분한 공으로 5회 징크스를 깨고 싶다”고 다짐했다.

수원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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