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용규-kt 김상현-kt 박경수-NC 김태군-SK 정의윤-SK 최승준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이용규(한화), 박병호(미네소타), 김상현 박경수(이상 kt), 서건창(넥센), 김태군(NC), 정의윤 최승준(이상 SK) 등 LG를 떠난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른바 ‘탈G효과’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물론 이적은 선수들이 마음을 다시 다 잡을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SK 김용희 감독은 “그 선수가 해당 팀과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팀과의 궁합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탈G효과’의 의의는 단순히 이적 후 잠재력을 터트리는 것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A해설위원은 “LG에서 타 팀으로 이적한 선수들이 유니폼을 바꿔 입자마자 성적을 내고 있다”며 “만년 거포 유망주였던 박병호는 넥센 유니폼을 입자마자 KBO리그를 접수했고 최승준, 정의윤은 팀을 옮기자마자 잘 치고 있다. 1∼2년 뒤도 아니고 옮기자마자 활약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LG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걸까. A해설위원은 “정의윤은 10년을 기다려줬다. LG가 선수들을 기다려주지 않는 게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동안 경기 출장 기회를 꾸준히 부여했던 것도 아니다”며 “이적해서 잘 하는 선수들은 모두 경기에 계속 나가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벤치의 믿음이다. 그 선수가 잘 하든, 못 하든 혹시라도 엔트리에서 빠질 불안감이 없게끔 분위기를 조성해줬다. 원래 가능성 많았던 선수들이 심적으로 안정되면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병호만 해도 당시 넥센 감독이던 김시진 현 KBO 경기감독관이 “무조건 4번타자”라며 그를 중용했고, SK 김용희 감독도 정의윤을 데려오자마자 4번에 배치시켰다. 최승준에게는 시범경기에서 무려 25삼진을 당했지만 시즌 돌입 후에는 중심타자로 과감히 기용했다. 쉽지 않은 일이다. 믿었던 선수가 못 하면 비난은 오롯이 코칭스태프의 몫이 된다. 그럼에도 김용희 감독은 “장타력은 타고나야한다. 기다리면 잠재력이 터질 것이라고 믿었다”며 위험을 감수했다.
그러나 LG는 아이러니하게도 내부적으로 가장 두려워하는 게 무너지는 팀이 아닌 팬들의 비난이다. 실제 외부평가로 인해 선수기용에 갈피를 못 잡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방향성이 상실된 리빌딩은 종착역도 모호해진다. ‘탈G효과’ 역시 중심을 잡지 않고 외부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구단의 단면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 아닐까.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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